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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2018-09-12 10:55:05

    수정 : 2018-09-12 10:59:18

[지방ㆍ행정법원] 서울중앙지법 "백화점 의류매장 위탁 판매업자, 근로자로 볼 수 없어"

2018-09-12 10:55:05



서울중앙지법 "백화점 의류매장 위탁 판매업자, 근로자로 볼 수 없어"
[2018년 10월호 vol.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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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화점 의류매장의 판매업자는 근로자가 아니라는 하급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1민사부(재판장 이재석)는 지난 8월 30일, 백화점 의류매장 판매업자들이 S물산을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인 판매업자들의 청구를 기각하고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2017년 1월 25일, 대법원이 의류매장 판매위탁점주가 의류업체의 근로자라는 판결(2015다59146 판결)을 선고한 이후, 의류업체들을 피고로 유사한 소송들이 연달아 제기된 바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소송과 유사한 사례임에도 정 반대의 결론이 나와 눈길을 끈다.

     
    ■위탁판매업자들 "회사의 지휘-감독 받았고 판매 방식도 간섭 받았다"

     
    S물산(이하 '회사')은 1999년부터는 백화점 안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상품을 판매할 매장관리자(의류매장 판매업자)들을 모집해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했다. 이 위탁판매계약에 따르면 매장관리자들은 백화점 내 매장에서 S물산 의류제품을 판매하고, 그 매출실적에 따라 일정 비율의 위탁판매 수수료를 지급받게 돼 있었다.

    회사와 매장관리자들은 6개월 단위로 계약을 갱신했고, 갱신하지 않을 때에는 새로운 매장관리자를 모집해 위탁 판매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을 취했다.

    계약 내용에 따르면 매장관리자들은 회사가 지정한 가격에 상품을 판매해야 했으며, 회사가 행사기간이나 할인율을 정해서 할인행사를 진행하면 여기에 따라야 했고, 임의로 상품을 할인판매할 수는 없었다.

    또 매장에서 상품을 진열하는 방식도 회사가 직접 구체적으로 지시했으며, 회사가 판매관리자들을 대상으로 판매전략회의나 간담회 등 교육을 실시해 업무에 관한 지시사항을 전달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내부전산망이나 휴대전화 메시지, 메신저 등을 통해 업무 관련 공지사항과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보고도 받았다.

    매장관리자로 업무를 수행하던 A씨 등은 계약 종료와 함께 업무가 종료되자 위와 같은 사실을 근거로 "매장관리자들이 S물산의 지휘 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임에도 퇴직 후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했다"며 퇴직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S물산은 "판매업자들은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해 스스로 근로자를 고용하고 상품을 판매하는 독립된 사업자일 뿐,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법원 "S물산의 매장 관리는 브랜드 통일성 유지 위한 것이지 지휘감독으로 볼 수 없어"

     
    재판의 쟁점은 S물산이 매장관리자들을 종속적인 지위에 두고 지휘-감독한 것으로 볼 수 있느냐로 이어졌다.

    재판부는 앞서 밝혀진 여러 정황들은 "매장의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휘-감독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할인 판매를 못하게 하거나 상품 진열방식을 구체적으로 지시한 것은 모든 매장에서 동일한 상품의 동일한 가격을 유지해 브랜드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함"이라며 "S물산 직원들이 매장을 방문해 실태를 확인한 것도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기 위함이며, 교육 및 간담회를 실시해 지시한 것도 브랜드의 통일성을 확보하고 관리자들의 상품에 대한 이해와 매출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원고들의 근무시간은 백화점이 정했을 뿐, 회사가 구체적인 출퇴근 시간을 통제하거나 휴게시간을 정하지 않았고 근태관리를 하지 않은 점, 판매관리자들은 자신이 고용한 판매사원에게 매장 업무를 맡기고 매장을 이탈해 개인 용무를 보는 것도 가능한 점을 보면 매장관리자들에게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한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 개인사업자인 대리점주들에게도 매장관리자들과 비슷한 처우를 한 것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대리점주에게도 매출목표를 제시하고 실적이 우수하면 추가 성과급을 지급하고, 상품 진열 가이드라인 제시 및 교육-간담회를 실시하는 등 앞서 본 매장관리자 관리방식과 대리점주 관리방식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매장관리자들은 회사와 동등한 사업자 지위에서 공정거래위원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한 경우도 있는 점을 볼 때, 매장관리자들 스스로도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했다는 인식은 갖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해 S물산 측의 손을 들어줬다.


     
     
    곽용희 기자 kyh@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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