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업계 관계자의 소고 :: 가상화폐를 평가한 Weiss Ratings는 어떤 회사인가?

in #kr-coin6 years ago (edited)

2018년 1월 24일, Weiss Ratings가 가상화폐의 신용등급을 발표하면서 언론이 그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가상화폐를 투자하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반응이 더해지면서, 이슈화되고 있다. 어딘가에 등급을 부여하고, 등급에 따라 서열을 매기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특히, Weiss Ratings의 가상화폐 신용평가 결과발표는 안갯 속을 걷는듯한 가상화폐 시장에 참고할만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것만으로도 꽤나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1. Weiss Ratings는 어떤 회사인가

Weiss Ratings는 미국 중소형 신용평가기관이다.

Weiss Ratings는 가상화폐 신용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자신들의 낮은 인지도가 겸연쩍었는지, 결과 발표문에 자신들을 소개하고 있다.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다.

"1971년에 설립된 Weiss Ratings는 금융기관을 평가하는 독립평가기관입니다. 국내 보험사, 은행, 신용협동조합, 주식, ETF, 뮤추얼 펀드를 포함하여 55,000여개의 기관과 투자상품에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본 평가사는 무디스,S&P, Fitch, A.M.Best와는 달리, 평가대상으로부터 평가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개인투자자, 소비자 등 신용등급의 최종 사용자들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있습니다."

(Weiss Ratings 홈페이지 : https://weisscryptocurrencyratings.com/ratings/the-weiss-cryptocurrency-ratings-explained-15)


2. 신용평가업계에서 Weiss Ratings의 권위는 어느 수준인가?

신용평가기관의 권위는 적격 외부신용평가기관(ECAI)의 지정 여부로 판단한다

바젤위원회는 신용평가사가 갖추어야할 기준을 제시하여, 이를 충족한 신용평가사를 ECAI로 지정하고 있다. 단, 바젤위원회는 ECAI 지정 요건을 제시하고, 세계 각 국가와의 협약을 통해 해당 국가의 금융당국이 ECAI 지정과 요건 준수 여부를 판단하도록 위임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금융감독원이 ECAI 지정과 사후관리를 담당하고 있으며, 국내에는 3개 신용평가회사(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가 ECAI로 지정되어 있다.

EU에서는 ESMA(European Securities and Markets Authority)에서 ECAI를 관리하고 있다. 유로존 안에서 신용평가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ESMA의 인증이 필요하다. (유로존 내 ECAI 리스트 : https://www.esma.europa.eu/supervision/credit-rating-agencies/risk)


미국은 US SEC가 ECAI를 지정한다.

미국의 경우, US SEC(U.S.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ion)에서 이 업무를 주관하고 있다. US SEC는 NRSROs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ECAI를 지정하고 있습니다.

[무디스의 NRSRO 인증서]


*출허 :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 홈페이지


Weiss Ratings는 적격 외부신용평가기관(ECAI)이 아니다.

2018년 1월 현재 US SEC로부터 NRSROs로 지정된 신용평가기관은 10개이다. Japan Credit Rating Agency(일본신용평가)도 NRSROs로 지정되어 있는 것이 독특하다. 미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 미국 채권시장에서 발행하려는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US SEC 홈페이지에 따르면, Weiss Ratings는 NRSROs가 아니며, 즉 적격 외부신용평가기관이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내 NRSROs 지정현황]


(출처 : US SEC 홈페이지, https://www.sec.gov/ocr/ocr-current-nrsros.html)


왜 Weiss Ratings는 ECAI에 지정되지 못했나

Weiss Ratings의 평가방법론과 평가보고서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정확한 언급은 어렵다. 다만, 업계 현황에 비추어 추정할 수 있는 부분이 몇 있다.

ECAI에 지정되기 위해서는 엄격한 요건을 충족해야하며, 매년 이를 갱신하여야 한다. 규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전문가 집단, 보안 등을 구축하기 위해 큰 비용이 소요된다. 이용자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제공하는 수익 구조로는 이를 구축하기에 쉽지 않아보인다.

또한, 등급 체계가 체계적으로 구축되어야 하며, 부도율에 대한 통계 데이터가 누적되어야 한다. Weiss Ratings는 채권시장에 대응하여 규제 요건을 충족하는 방식으로 영업하는 것을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다음 글에서 이를 조금더 심화하여 설명할 생각이다.


3. Weiss Ratings의 평가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이번 가상화폐 신용등급평가를 기존의 신용평가체계의 틀 안에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무디스나 S&P의 신용등급 체계는 각각 21등급, 22등급 체계로 분류된다. 각 등급별로 부도율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다. 예를 들어, AAA는 3년차 평균 누적부도율이 0.00%, BB의 경우 12.12%와 같은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직관적으로 느끼시겠지만, 등급이 낮아질수록 부도율을 상승해야한다. ECAI 지정시 가장 주목하는 데이터이다.

Weiss Ratings는 독자적인 등급체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A,B,C,D,E 등급으로 분류하고, 각 등급마다 +,-를 부여하고 있다. 기존의 체계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기존의 신용평가체계로 이번 가상화폐 신용평가를 해석하는 것을 무리가 있다.

참고로 우리나라 신용평가사는 S&P의 22등급 체계를 사용하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체계]


다만, ECAI 지정 여부와 신용평가업무 수행 가능 여부는 별개이다

한국 내 신용평가기관은 인가를 받야아 하지만, 미국은 설립 후 등록만 하면 된다. Weiss Ratings 역시 ECAI 인증을 받지는 않았지만, 국내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신용평가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Weiss Ratings가 ECAI로 지정되지 않았다고 해서, 이번 가상화폐 신용평가 결과를 무시해야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판단하기에 적절한 평가항목를 선정하고, 평가항목을 뒷받침하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을 보니, 나름의 고민이 느껴진다. 매우 의미있는 시도였다고 생각된다.


Weiss Ratings가 S&P로부터 투기등급을 받았다는 이야기는 이 논의에서 중요하지 않다.

신용평가사의 능력은 적정한 평가로 증명된다. 만약, 신용평가사의 수익 구조가 열악하여, 수익성이 낮고, 자본이 미비하더라도, 이것을 신용평가사의 권위, 능력을 폄훼하는 근거로 사용할 수 없다.

일부 네이버 댓글에서 이런 내용이 오가길래 간단하게 언급해보았다.


이번 신용평가가 첫 시도이니만큼, 오류와 편의(bias)가 다수 발견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화폐에 신용평가 개념을 도입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따라서 다음 글에서는 Weiss Ratings의 신용등급 결과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하도록 하겠다.
물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신다면 말이다 ㅎㅎ

Sort:  
@subijung01님 안녕하세요. 깜지 입니다. @joeuhw님이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저에게 홍보를 부탁 하셨습니다. 이 글은 @krguidedog에 의하여 리스팀 되었으며, 가이드독 서포터들로부터 보팅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안그래도 어느정도의 평가기관인지 궁금했는데 속 시원히 설명해주셨네요! 전문성이 돋보이는 글 감사합니다.

도움되셨다니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

궁금해서 찾아보려했던 부분을 마침 잘 설명해주셔서 보팅 꾹 하고 갑니다 :) 확실히 부족하면서도 의미있는 시도였지만 대중에게는 표면적사실만 제공되어서 역시나 금방 효과(?)가 꺼지고 말았던거 같아요

네, 투자자들에게 스크리닝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줄 수는 있지만, 절대적인 투자 판단 기준은 아니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용된 지표들을 한번 더 볼 기회가 있을것 같습니다~

굉장히 수준 높은 분석 글이네요
역시 전문가들도 가치를 쉽게 판단하지 못하는 암호화폐를
현 시점에서 개발자도 없이 그들이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정말 좋은 정보 잘 보고 가며 팔로우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 )

네, 의미있는 시도이지만, 신용평가 측면에서는 한계점이 분명한 신용평가였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끄아 잘 읽었습니다. 이런 글은 역시 @홍보해

아이고 감사합니다!

몸푸시는건가요 드디어! ㅎㅎ

첫 평가인 만큼 의아한 점이 상당히 많지만 상업적으로는 굉장히 성공적인 시도 같습니다. 정례적으로 낸다고 하는데 이 아사리판에서 약발도 꽤 먹힐 것 같네요.

몸 풀다가 지친거 같네요ㅎㅎ

네, 고민 많이 했겠지요. 여기저기서 많은 이야기 들으면서 개선되어 나갈꺼라 봅니다. 물론 무디스나 S&P같은 향유 고래들이 침입하면 끝이겠지만....(지금으로써는 그들이 가상화폐 신용평가 시장에 들어올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ㅋ S&P가 코인을 직접 만드는거면 모를까~)

오 이런글은 바로 리스팀이지요!ㅎㅎ

아이고 감사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보팅하고 갈께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수준 높은 통찰을 하실 수 있다는거에 공대생은 감탄합니다ㅜ 팔로우 할게요. 이런 통찰력 많이 전파해주세요:)

문돌이는 공대생들이 존경스러울 뿐입니다... 결국 블록체인은 공대생들 손에서 탄생하는거니깐요ㅎㅎ

Coin Marketplace

STEEM 0.28
TRX 0.12
JST 0.033
BTC 61926.98
ETH 3060.91
USDT 1.00
SBD 3.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