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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탱, 1차 대전 땐 위대한 군인” 나치 부역자 치켜세운 마크롱

최희진 기자

종전 100주년 기념 격전지 방문…“도 넘어” 각계 반발

“페탱, 1차 대전 땐 위대한 군인” 나치 부역자 치켜세운 마크롱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사진)이 2차 세계대전 때 나치 독일에 협력해 괴뢰정권을 세운 필리프 페탱(1856~1951)을 “위대한 군인”으로 치켜세워 야권과 유대인단체가 도를 넘은 발언이라며 반발했다고 AFP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1차 세계대전 격전지였던 샤를빌-메지에르를 방문한 자리에서 “프랑스를 승리로 이끈 장군들을 추모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페탱이 2차 대전 때는 재앙을 불러오는 선택을 했지만 1차 대전에선 사실 위대한 군인이었다”고 말했다.

페탱은 1차 대전 중이던 1916년 프랑스 베르됭에서 독일군의 진격을 저지하는 등 전쟁 영웅으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2차 대전이 발발한 후엔 나치 독일에 적극 협력해 비시정권을 세우고 유대인 학살에 공모하는 오점을 남겼다.

1945년 반역죄로 사형 선고를 받았다가 고령인 점이 참작돼 무기징역으로 감형됐고 1951년 감옥에서 숨졌다.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은 정부가 1차 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일 전날인 10일 여는 참전 장군 기념 행사에 페탱을 포함시킨 것과 맞물려 공분을 사고 있다. 프랑스는 비시정권이 자국 역사의 일부라는 것을 1995년에야 공식 인정할 정도로 나치에 협력했던 과거를 수치스럽게 여기고 있다.

프랑스유대인협회 대표 프랑시스 칼리파는 성명에서 “페탱은 프랑스 유대인 7만6000명을 죽음의 캠프로 추방한 사람”이라며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에 충격 받았다”고 말했다. 급진좌파 정당 ‘라 프랑스 앵수미즈’의 장 뤼크 멜랑숑 대표는 트위터에서 “페탱은 반역자이고 반유대주의자”라며 “마크롱이 이번엔 너무 나갔다”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마크롱 대통령은 “나는 아무것도 용서하지 않았지만 우리 역사에서 어떤 것도 삭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 대변인 뱅자맹 그리보는 별도 성명을 통해 “샤를 드골 전 대통령도 1966년 페탱이 베르됭에서 세운 공적에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며 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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