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정상서 손 맞잡은 문 대통령·김 위원장 “첫걸음 시작” “새로운 역사”
한반도 평화 ‘남북 주도’ 전세계 과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백두산 정상에서 손을 맞잡았다. 문 대통령은 “첫걸음이 시작됐다”고 했고, 김 위원장은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야겠다”고 화답했다.
백두산(2744m)은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두 정상이 그 꼭대기에 올라 남북이 주도해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일궈나가겠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던진 것이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이날 이른 새벽 평양의 숙소 백화원 영빈관을 출발해 오전 전용기 편으로 삼지연공항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은 미리 도착한 김 위원장 내외의 영접을 받고, 승용차를 이용해 백두산 최고봉인 장군봉 근처까지 이동했다.
문 대통령은 천지가 내려다보이는 장군봉 정상에서 “이제 첫걸음이 시작됐으니 이 걸음이 되풀이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오게 되고, 남쪽 일반 국민들도 백두산으로 관광 올 수 있는 시대가 곧 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백두산 천지 물이 마르지 않듯이 이 천지 물에 새 역사의 붓을 담가서 앞으로 북과 남의 관계에 새로운 역사를 우리가 계속 써 나가야 된다고 본다”며 “오늘은 적은 인원이 왔지만 앞으로는 남측 인원들, 해외동포들이 와서 백두산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케이블카를 타고 천지 물가로 내려가면서 긴밀한 대화를 나눴다. 두 정상이 맘속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전 세계에 생중계된 4·27 판문점 도보다리 대화를 연상시킨 ‘짧지만 긴’ 시간이었다.
두 정상은 삼지연 초대소에서 오찬을 함께했으며, 연말 서울답방을 약속한 김 위원장과의 재회를 기약하며 백두산을 떠났다.
문 대통령은 2박3일간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오후 5시36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경했다. 문 대통령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메인프레스센터에서 가진 대국민 보고에서 “남북을 통해 북·미대화를 재개할 여건이 조성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연내 종전선언을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고 (다음주)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때 그 부분을 다시 논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