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엔 해마다 슬픈 날 … 4·16가족협 "세월호 문제 속히 해결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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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어른이 되고 싶었지만, 하늘의 별이 됐습니다'.

세월호가 침몰하고 뭍 위로 다시 올라온 4월. 이달도 어김없이 단원고 희생 학생들과 선생님의 생일이 돌아왔다.

5일 4·16 가족협의회와 유가족 등에 따르면 이달 생일을 맞은 단원고 희생자 학생과 교사는 총 26명이다.
가족과 시민들은 미수습자 수습, 진상규명 등 희망이 자라나는 4월인 만큼 희생자들을 기억한다는 의미에서 뜻을 같이하고 있다. 때문에 이들의 생일은 '기억의 날'이라 불리기도 한다.

세월호 추모 사이트와 시민사회단체 홈페이지, SNS 등에도 생일을 맞은 희생자 학생과 교사에 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게재되고 있다. 시민들은 "잊지 않겠다"며 마음을 전하고 있다.<관련기사 3·19면>

그러나 희생자 가족들에게 생일은 그저 잔인한 날 일 뿐이다. 해매다 슬픔이 돼 맞이해야 하는 사연들은 하나둘이 아니다.

5일은 조봉석 군 생일이다. 세월호 참사 전인 2014년 4월5일만해도 친구들과 생일파티를 하고 신나게 노래도 부르고, 벚꽃나무아래서 추억을 쌓았던 봉석이는 이제 더 이상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없게 됐다. 항상 엄마를 '1번'으로 꼽으며 집안을 웃음으로 물들였던 늦둥이 막내는 이제 없다. 봉석이 엄마는 이날 더욱 애 닳아 가슴을 치고 또 칠 수밖에 없었다.

24시간 엄마 아빠가 교대로 운영하는 족발가게의 보쌈양념 신맛과 짠맛을 기가 막히게 구분하던 강혁 군은 하루전날인 4일이 생일이었다.

항상 예의바르고 밝았던 혁이도 그해 수학여행길에 올랐다. "왠지 잃어버릴 것 같다"며 휴대폰을 두고 떠난 혁이는 끝내 엄마·아빠와 마지막 통화도 할 수 없었다.

삼형제 중 장남인 정휘범 군도 3일이 생일이었다. 딸처럼 세세하게 엄마를 챙겨주던 휘범이는 수학여행 당시 배타는 것을 유독 두려워했다. 휘범이 엄마 신청자씨는 생일 메시지에 "그 때 말리지 않고 보낸 엄마의 마음은 오죽 했을까요 … "라고 전했다.

권지혜 양은 이달 2일 세월호가 목포신항으로 온 뒤 처음으로 맞는 생일 주인공이었다. 4월16일인 엄마·아빠 결혼기념을 잊지 않고 항상 케이크와 선물을 준비했던 지혜였다. 제주도에 도착하자마자 전화하겠다던 엄마와의 약속을 지혜는 끝내 지키지 못했다.

엄마 이정숙씨는 생일 메시지로 "여행 떠나는 날 매일매일 있었던 일들 찍어서 보내준다던 약속, 지금이라도 지켜줄 수 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심정을 밝혔다.

목포신항에 머물고 있는 4·16 가족협의회 한 유가족은 "유가족들에게 현재 시기에 찾아온 생일은 느낌이 다르고 여러 생각도 갖게 하지 않겠느냐"며 "어서 세월호 문제들이 해결돼서 아이들의 생일에 웃으며 축하한다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목포=김현우 kin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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