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외형적 성장을 거듭해 왔다. 지난 100년 사이 인구는 100배 늘고, 도시 면적 또한 같은 규모로 커졌다. 산업화의 기수로 인천 곳곳에 대규모 공장이 세워졌고 이를 유통시키기 위해 인천 수송로는 서울을 향해 뻗었다. 인천이 뒤를 돌아봤다. 뿌연 하늘 빛에 도심은 화물차가 점령했다. 학교는 인구 증가를 따르지 못해 곳곳이 과밀학급으로 아우성이고, 행정기관은 서울과 경기도에 집중돼 있다. 과거와 현재의 인천 영광을 발판 삼아 미래 후손에게 인천의 내적 성장을 전해야 할 기로에 서 있다.

▲100년 인천, 세계 도시로
1883년 인천은 어촌과 농촌에 의지했다. 인구 또한 1만 명 남짓, 그 해 개항이란 파고를 만났다. 세계 열강이 인천에 은행과 상사를 세우며 수탈에 혈안이 될 때 인천은 그 힘에 도시 근대화가 일어났다. 1930년 일본의 군국주의로 식민지 공업화가 인천에 뿌리내렸다. 인천 곳곳에 동시다발로 공장이 세워졌고 그 바탕이 해방 뒤 산업화란 시대적 과제로 인천은 수도권 공업 중심지로 성장했다. 직할시에서 광역시로 도시 성격이 바뀌며 인천은 인구와 함께 도시도 커졌다. 과거 한 세기 인구가 100배 늘었고 면적 또한 국내 광역시 중 가장 넓다.

인천은 다시 송도·청라·영종 경제자유구역을 통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외형적 성장에 머물던 도시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인천의 혁신이다. 송도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곳으로 성장하며 인천항과 인천공항을 배후로 성장을 거듭하고, 청라는 동북아 금융 허브를 목표로 발전을 꾀하고 있다. 영종은 인천공항의 성장에 힘입어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인천에 대해 격동하는 도시, 활력 넘치는 도시라는 긍정 평가 속에서도 한켠에선 "도시 외향을 확장했으나 내적으론 성숙하지 않은 도시, 어수선한 도시"로 묘사된다.

▲도심을 할퀸 상처
이달 12일 새얼아침대화에서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은 지금 인천시민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힌 것에 '주권'이 환원돼야 함을 강조했다. 그 첫째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해체된 해양경찰청의 부활과 인천으로의 본부 환원이다. 일촉즉발 북한과 대치 상황을 온 몸으로 버티고 있는 인천시민에게 중국어선 불법조업까지 인천에서의 해경 존재성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여기에 해사법원은 인천 바다를 부산의 법원 아래 가두려 하고 있다. 해사법원과 해경 부활은 바다에 의지해 있는 인천의 과제로 떠올랐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인천에 있는 사실과 견줘 인천에 생산본부와 공급본부를 둔 한국가스공사의 대구 본사를 인천으로 옮겨와야 한다는 여론도 높다.

300만 인천시민, 나아가 500만 수도권 서부지역 주민을 위한 행정·사법 편의시설은 인천의 또 다른 숙제다.

국세 비율로만 따져도 인천에 지방국세청 신설은 당위이며 인천에 고등법원도 설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국립해양박물관 인천 건립과, 서울이 아닌 인천 중심의 교통체계 확충을 위한 도로와 철길 확충, 신·구도심 간 격차 해소를 통해 시민 모두가 행복한 도시를 만드는 것도 과제라는 지적이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