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인공지능은 왜 빨간눈일까

영화를 과학으로 상상하면 현실이 된다

인간을 닮아 가는 기계, 인간의 몸 속으로 들어오는 기계 등 미래 SF 영화 속 장면들이 현실로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과연 지금의 우리는 기계와 함께 미래를 맞을 준비가 되어 있을까?

21일 서울 역삼동 디캠프에서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주최로 기계와 인간이 함께 미래를 살아가는 사회에 대해 생각해보는 ‘제 3회 미래(未來), 인간(人間), 기계(器械)’ 콘서트, 일명 ‘미인계’가 개최되었다.

"과학적 근거에 의해 만든 미래 영화 속 모습에는 현실의 삶이 녹아있다."는 배광수 감독.

“과학적 근거에 의해 만든 미래 영화 속 모습에는 현실의 삶이 녹아있다.”(사진=배광수 감독) ⓒ 김은영/ ScienceTimes

‘미인계’ 콘서트의 마지막 날로 이 날은 미래 영화 속 삶을 통해 현실 사회를 돌아보는 흥미롭고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배광수 감독과 서울대학교 안상훈 교수는 다양한 미래 SF 영화 속 장면을 통해 다가올 인공지능 정보시대를 전망했다.

영화적 상상의 시작은 바로 과학적 근거에서 부터

영화감독이자 컨텐츠 제작소인 마라나타 컴퍼니의 대표 배광수 감독은 인류는 오래전 부터 인공지능(AI)이 인간을 공격하고 위협적인 존재라는 이미지를 영화를 통해 심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인류는 오래 전 부터 인공지능(AI)을 ‘빨간 눈’으로 표현하면서 위협적으로 묘사해왔다”며 인류 최초의 인공지능 영화라고 할 수 있는 1968년작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2001 : a space odyssey)’영화를 사례로 들었다.

영화 속 인공지능인 ‘할 9000’은 인간을 시험하고 인간을 못 믿고 우주에 고립시킨다.  배광수 감독은 “터미네이터의 눈도, 할의 눈도, 프랑케슈타인의 눈도, 심지어 알파고를 표현할 때도 인공지능은 ‘빨간 눈’으로 상징된다. 인간이 아닌 지능체에 대해 두려워 하길 바란 것은 그것이 그동안 SF 영화의 공식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우리도 미래 영화 속 삶을 고민해봐야 할 때"라고 말하는 배광수 감독.

“이제 우리도 미래 영화 속 삶을 고민해봐야 할 때”라고 말하는 배광수 감독. ⓒ 김은영/ ScienceTimes

하지만 미국은 우주선을 달에 보내면서 인공지능에 의한 디스토피아적 영화 결말에 다른 공식을 넣게 된다. ‘새로운 희망(영화 스타워즈)’, ‘우주에서의 새로운 시작(영화 스타트랙)’을 인류사에 남기기 시작한 것. 이제 미국 헐리우드의 SF영화들은 단순히 영화적 상상에서 미래를 꿈꾸는 데서 끝나지 않고 과학적 근거로 만들어 영화 속 미래를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 2002년도에 개봉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속 미래의 배경은 2054년. 원작 소설은 1952~1954년경에 만들어졌는데 당시 작가가 꿈꾸던 100년 뒤 미래의 모습은 거짓말 처럼 지금 현실로 이루어 지고 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원작 소설. 작가의 100년 전 상상력이 현실에 들어맞고 있다. ⓒ Kensington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원작 소설. 작가의 100년 전 상상력이 현실에 들어맞고 있다. ⓒ Kensington

마이너리티 리포트에는 빅데이타를 기반으로 만든 범죄 예측 예방 시스템, 사물인터넷(IoT)과 비콘 등의 첨단 ICT 기술로 개인별로 변경되는 맞춤형 광고판넬, 각종 생체인식 시스템, CCTV 역할을 하는 정찰 로봇, 홀로그램 등 현재의 첨단 ICT 시스템이 선보인다.

미래 영화의 결말 속에서 우리가 준비해야 할 일은

배 감독은 “미국은 이미 과학적 근거로 만든 SF 영화로 미래사회와 인간에 대한 세계관이 준비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다르다. 가장 비인기 장르가 미래 사회를 다룬 SF영화”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영화로만 상상하면 픽션으로 끝나지만 영화를 과학을 근거로 상상하면 현실이 된다”고 말하고 “이제 우리나라도 깊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미래의 삶, 기계와 함께 공존하고 살아가는 삶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며 변화를 촉구했다.

서울대학교 안상훈 교수는 미래 영화 속 모습에서 현실에 반영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서울대학교 안상훈 교수는 미래 영화 속 모습에서 현실에 반영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영화 속 상상에서 벗어나 현실로 돌아와 실제 우리 삶에 과학기술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안상훈 서울대 교수가 답변을 준비했다.

안상훈 교수는 “영화 속에서는 ‘디스토피아적 미래’가 많이 그려진다. 막연하게 잘되겠지, 하는 미래의 근거없는 낙관론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계의 지능화가 심화되면 인간의 일자리는 줄어든다. 인간의 대량 실업은 대량 빈곤으로 이어진다. 빈곤은 소비의 감소로 이어지고 소비의 감소로 인해 기업의 수익은 악화된다. 기업들의 재정 악화는 국가 재정 위기로 몰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학기술은 왜 발전되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안상훈 교수는 “이 질문에 대한 모든 엔지니어, 개발자들의 대답은 인류의 행복을 위해, 인류의 복지를 위해서 일 것”이라고 답하고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달이 실제로 인류의 복지를 증진시켰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계속 논쟁의 여지가  있어왔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지능정보 사회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미래는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며 두가지 미래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번째 시나리오는 현금 복지 중심으로 늘려가고 노동 대체형 발전 사회로 갔을 경우이다. 이를 ‘기본 소득(재산과 노동 여부 상관없이 국민 누구에게나 일정한 소득을 주는 것)’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안 교수는 “현금 중심의 복지 증진은 계층갈등이 확대되고 불신풍조가 만연될 수 있다. 반사회적 인간이 증가할 수도 있다”며 비관적으로 보았다.

두번째 시나리오는 사회 서비스와 노동보조형 발전형으로 나아갔을 경우이다. 안 교수는 웨어러블 로봇과 약한 인공지능 기계로 인간을 돌보는 노동력으로 활용하게 되면 인간의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는 사회서비스에 3% 가량을 투자하고 있는데 북유럽의 경우 20% 이상을 여기에 투자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 밝히고 “차세대를 위한 창의 교육 강화 및 기성세대를 위한 직업 교육 강화, 직업 훈련, 보건 의료 분야의 보장성 강화 등 분야별 사회 서비스를 세분화 하면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며 미래 영화 속 암울한 미래를 낙관적으로 바꿀 수 있는 사회복지모델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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