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혐오’ 속내 비친 검경…영장 기각 ‘역풍’

입력 2019.01.22 (19:25) 수정 2019.01.22 (19:3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청와대 근처에서 기습 시위를 벌이다 체포된 김수억 금속노조 지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이 기각됐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김 지회장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 내용이 공개되며 노동계의 반발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유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김수억 기아차 비정규직지회장이 경찰서를 나섭니다.

동료들이 두부를 먹입니다.

["먹어, 크게... 한 번 더."]

김 지회장은 청와대 앞에서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요구하며 기습 시위를 벌이다 체포됐습니다.

경찰은 김 지회장이 반복적으로 미신고집회를 했고 체포에도 강하게 저항했다며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증거가 확보돼 있고 수사에 임하는 태도 등을 볼 때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습니다.

[김수억/금속노조 기아차 비정규직지회장 : "많이 힘들기도 하고, 고민이 많았습니다. 응원과 도움으로 구속이 되지 않아서 일단 다행이고요."]

영장 청구서의 내용도 논란이 됐습니다.

"민주노총은 더이상 사회적 약자가 아니"며, "법치와 경제를 망치는 암적 존재" 라는 정치권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한 겁니다.

검찰은 "경찰의 영장 신청서 문구를 인용한 것 뿐이며 선입관을 가진 것은 아니"라고 밝혔고, 경찰도 "민주노총에 대한 대외적인 평가를 다루기 위한 것"이며 "다른 시위 사범에 대해서도 그렇게 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노동계의 반발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이태의/故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 위원장 : "공안정국이라고 해서 누구 하나 때려잡을 사람을 만들어 놓고 자신들의 역할은 사회정의를 지키는 거라고 했는데, 똑같은 행위를 하고 있어요."]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는 고인의 빈소를 태안에서 서울로 옮겼습니다.

이들은 대통령이 비정규직 문제에 직접 답해야 한다며 단식농성에 들어갔습니다.

KBS 뉴스 정유진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노조 혐오’ 속내 비친 검경…영장 기각 ‘역풍’
    • 입력 2019-01-22 19:30:19
    • 수정2019-01-22 19:36:59
    뉴스 7
[앵커]

청와대 근처에서 기습 시위를 벌이다 체포된 김수억 금속노조 지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이 기각됐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김 지회장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 내용이 공개되며 노동계의 반발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유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김수억 기아차 비정규직지회장이 경찰서를 나섭니다.

동료들이 두부를 먹입니다.

["먹어, 크게... 한 번 더."]

김 지회장은 청와대 앞에서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요구하며 기습 시위를 벌이다 체포됐습니다.

경찰은 김 지회장이 반복적으로 미신고집회를 했고 체포에도 강하게 저항했다며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증거가 확보돼 있고 수사에 임하는 태도 등을 볼 때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습니다.

[김수억/금속노조 기아차 비정규직지회장 : "많이 힘들기도 하고, 고민이 많았습니다. 응원과 도움으로 구속이 되지 않아서 일단 다행이고요."]

영장 청구서의 내용도 논란이 됐습니다.

"민주노총은 더이상 사회적 약자가 아니"며, "법치와 경제를 망치는 암적 존재" 라는 정치권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한 겁니다.

검찰은 "경찰의 영장 신청서 문구를 인용한 것 뿐이며 선입관을 가진 것은 아니"라고 밝혔고, 경찰도 "민주노총에 대한 대외적인 평가를 다루기 위한 것"이며 "다른 시위 사범에 대해서도 그렇게 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노동계의 반발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이태의/故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 위원장 : "공안정국이라고 해서 누구 하나 때려잡을 사람을 만들어 놓고 자신들의 역할은 사회정의를 지키는 거라고 했는데, 똑같은 행위를 하고 있어요."]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는 고인의 빈소를 태안에서 서울로 옮겼습니다.

이들은 대통령이 비정규직 문제에 직접 답해야 한다며 단식농성에 들어갔습니다.

KBS 뉴스 정유진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