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창둥, 미국서 조사받아…2위 전자상거래 업체 주가 폭락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京東·JD닷컴)이 ‘오너 리스크’로 휘청이고 있다. 나스닥에 상장된 징둥은 4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5.97% 하락한 29.4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9개월 중 최저치다. 시가총액 27억달러(약 3조원)가 증발한 셈이다.
징둥의 창업주 류창둥(劉强東·45·사진) 회장은 지난달 31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부적절한 성적 행동’을 한 혐의로 헤네핀 카운티 경찰에 체포됐다가 다음날 오후 석방됐다. 징둥은 2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류 회장은 출장 중에 근거 없는 혐의로 체포됐다”고 해명했지만 중범죄인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귀국한 류 회장은 4일 예정대로 루이(如意)그룹과의 협력협정 서명식에 참석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류 회장이 환하게 웃고 있는 기념사진이 공개되자 웨이보(微博) 등 소셜미디어에는 “무책임하다” “투자자들을 오도한 데 대해 소송을 제기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징둥을 이용하지 않겠다”는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징둥은 지난해 매출 3623억위안(약 59조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1월에는 시가총액이 700억달러(약 78조원)를 넘어섰다. 포브스는 류 회장의 재산을 79억달러(약 8조8282억원)로 추산하고 있다.
중국 언론 테크웹은 징둥의 주가 하락은 류 회장 운명의 불확실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전했다. 류 회장은 징둥 지분 80% 정도를 보유하고 있어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20대에 창업해 세계적 기업으로 일군 성공 스토리뿐 아니라 칭화대 출신 인터넷 스타 장쩌톈(章澤天)과 결혼하면서 개인 생활까지 주목을 받았다. 류 회장이 성추문에 휩싸이면서 징둥도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홍콩에 본사를 둔 투자회사 힐하우스 캐피털과 미국 헤지펀드 타이거글로벌 등 대주주들이 주식 보유량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