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연인보다 '나'를 위해 지출"...유통가 '포미 마케팅'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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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프라이데이부터 중국 광군제까지 쇼핑특수가 한창인 11월, 유통업계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포미(For Me) 마케팅'이 각광받고 있다.

'포미 마케팅'이란 '나를 위한 소비'를 아끼지 않는 이른바 포미(For Me)족을 겨냥한 마케팅이다. 포미는 건강(For health), 싱글(One), 여가(Recreation), 편의(More convenient), 고가(Expensive)의 앞 글자를 딴 신조어이기도 하다.

'포미족'은 자신을 위한 선물이나 작은 사치를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을 말한다. 연초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에 연인을, 5월엔 가족을, 명절 연휴엔 주변 지인들을 위해 소비했다면 연말을 앞둔 11월엔 자신을 위한 선물을 계획하는 포미족이 새로운 소비동력으로 부상할 조짐이다.

■ '나'를 위한 지출 비중 가장 높아...2~30대는 60%

SM C&C(컨텐츠&커뮤니케이션즈)가 20~50대 1043명(남자 431명/여자 61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복수응답) 결과, 올 한 해 지출의 가장 큰 비중은 '나'였다는 답변이 47%로 가장 높았다. 자녀(40%)나 연인/부부•부모님(각 25%), 친구(5%)보다 높은 수치다. 특히 2~30대는 60%가 '나'를 위한 지출이 높다고 응답했으며, 부모님•연인/부부(각 27%)가 뒤를 이었다. 

또, 나를 위해 지출할 때 아깝지 않다•전혀 아깝지 않다는 의견이 40.4%로, 아깝다•매우 아깝다(13.5%)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나를 위한 소비는 수입의 10% 이상 30% 미만까지 가능하다는 의견이 38.6%으로 가장 높았다. 나에게 선물한 품목으로는 여행이나 비행기표가 가장 많았고(194명), 패러글라이딩, 스킨스쿠버, 악기 등 이색 취미를 위한 투자도 눈에 띄었다.

■ 유통업계 '나에게 선물하는 쇼핑명절' 마케팅

중국의 광군제은 광군(光棍), 즉 솔로들의 날로 서양의 밸런타인데이에 대항해 만들어진 날이다. 싱글이라는 의미의 1이 4번 겹친 11월 11일을 싱글들이 스스로 자신을 위안하면서 쇼핑을 하는 날로 유행했고, 알리바바가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까지 발전한 것이다.

국내 온라인 쇼핑업계와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도 다양한 '포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11번가는 연중 최대 혜택을 제공하는 '나에게 선물하는 쇼핑명절, 십일절 페스티벌' 콘셉트를 내세워 대대적인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번 캠페인에서 11번가는 공식모델 트와이스를 활용, '연인과는 성탄절, 가족과는 명절, 나에게는 십일절'이라는 메시지를 내세우며 11월을 '나를 위한 새로운 쇼핑명절'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5일 '내가 원하는 나, 가장 나다운 나를 만든다'라는 의미의 '메이크 미(MAKE ME)'를 테마로 본점과 명동 일대에서 총 3.8km 거리의 역대 최장 스트리트 패션쇼를 진행했다. 자기 주관이 강하고 트렌디한 밀레니얼 세대들을 위한 '밀레니얼 룩'을 콘셉트로 진행한 이 행사에 톱모델을 비롯한 시민들이 대거 참여해 큰 호응을 얻었다.

■ 포미족 겨냥 '호캉스' 패키지도 인기

호캉스(호텔+바캉스)를 즐기는 포미족이 많아지며 호텔업계도 포미족을 위한 패키지 상품을 내놓고 있다.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풀만은 1인용 객실권, 가죽 공예나 프랑스 자수 등 취미 클래스 키트 이용권 등의 바우처를 포함한 1인 전용 '나야나 패키지'를 선보였다.

롯데시티호텔 제주는 연말까지 조식 1인과 피트지스 센터를 이용할 수 있는 '기프트 포 미' 패키지를 판매한다. 코트야드메리어트서울 남대문도 '타임 포미 패키지' 등 1인용 패키지 상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롯데시티호텔에서 선보인 '마이데이 패키지'는 이미 완판을 기록했다.

SK플래닛 담당자는 "최근 불확실한 미래 보다는 현재 자신의 행복을 중시하는 소비 성향이 뚜렷해지며 '나를 위한 소비'가 유통업계에서 주목할 만한 트렌드가 되고 있다"며 "11번가 십일절 캠페인은 '나'에게 선물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가장 큰 쇼핑 명절로 만들겠다는 포부가 담겨 있다"고 밝혔다.

사진=SM C&C 제공

김윤미 기자 mo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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