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살령’ 비상… 北 난수방송 일부 해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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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7.02.17. 오전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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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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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중국 닝보(寧波)의 류경식당에서 근무하던 북한 종업원 13명이 국내로 입국했다.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국내 탈북 고위인사 등에 대한 경호가 강화된 가운데 북한이 남파간첩용 난수방송을 통해 암살 지령을 내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7일 정보당국자는 "북한이 지난해 6월부터 남파간첩들에게 내린 지령을 난수방송을 통해 전달하고 있으며 (정보당국이) 일부 난수방송의 암살 명령으로 보이는 지령을 해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4월 중국 류경식당 종업원 집단 귀순에 대한 보복 조치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테러단 파견을 지시했으며 실제 탈북민 3명을 납치하기도 했다. 15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탈북 고위인사 등에 대한 보호조치를 강화하고, 우리 국민안전에 위험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북한 테러단의 국내 고위탈북자 암살령을 포착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도 "국내에도 (북한으로부터의) 암살자들이 잠입해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며 "그 타깃은 고위 탈북자와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탈북 활동가들"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지난해 6월 24일 이후부터 이번까지 총 25차례 난수방송을 내보냈다. 북한은 과거 평양방송을 통해 자정께 김일성, 김정일 찬양가를 내보낸 뒤 난수를 읽는 남파간첩들에게 지령을 내리곤 했다. 2000년 6ㆍ15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난수방송을 중단했다가 16년 만인 지난해 이를 재개했다.

정보당국은 노동당 통일전선부와 내각 산하 225국에서 난수방송을 내보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25국은 자체 교육을 통해 '지도핵심간첩'과 '새세대 혁명공작원'을 집중양성하고 있으며, 북한 내부의 활동이 주임무이던 국가안전보위부ㆍ보위사령부도 정보원을 간첩으로 양성하는 곳이다.

북한은 난수방송을 중단한 2000년이후에는 '스테가노그래피 기법'(전달하려는 기밀 정보를 이미지 파일이나 MP3 파일 등에 암호화해 숨기는 심층암호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보당국의 해킹기술이 발달하면서 스테가노그래피 기법을 사용했던 왕재산 간첩단이 2011년 적발되기도 했다. 피살된 김정남이 2012년 4월 김위원장에게 "죽이지 말라"고 보낸 이메일도 정보당국의 해킹으로 입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해킹을 우려해 다시 아날로그식 난수방송을 활용한다는 해석이다. 불특정 대상에게 보내는 난수방송은 난수표나 해독에 사용되는 책자를 알아내기가 매우 힘들다.

한편 경찰은 이미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등 테러위협 수준 '가'급의 탈북 고위인사 10여명에 대해 무장 경찰을 동원한 24시간 밀착 경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 당국이 지난해부터 밀착 경호에 들어간 주요 탈북인사는 태 전 공사를 비롯해 강명도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홍순경 북한민주화위원회 명예회장, 최주활 탈북자동지회장,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유인덕 숭의동지회장, 최정훈 북한인민해방전선 사령관,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 등으로 알려졌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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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를 출입하고 있으며 주로 방산기업, 국방정책, 군사외교 등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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