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침대 첫 사용을 남편 친구에게 뺏겼어요”

2016년 3월 29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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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MBC ‘지붕뚫고하이킥’/네이트 판


“아직 나도 못 누워 본 침대인데….”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신혼침대 첫 사용을 남편 친구가’라는 제목으로 예비신부 A씨의 황당한 사연이 올라왔다.

결혼식을 2주 정도 남긴 A씨는 결혼 준비를 거의 끝마친 상태였다. 신혼집 역시 가구나 가전제품 등 지금 당장 들어가 살아도 될 정도였다.

특히 지난주 토요일 안방에 들여놓은 퀸 사이즈의 침대는 A씨의 마음을 살랑살랑 설레게 할 정도로 마음에 쏙 들었다.

A씨는 “신혼에 딱 어울리는 새하얀 바탕에 레이스 침구까지 깔아 놓으니 너무나 맘에 들고 기분이 좋아져서 예비신랑에게 안 하던 애교까지 발생했어요”라며 “주름질까 누워보지도 못하고 앉았던 자리 손으로 쓸어 펴놓고 집에 왔죠”라고 침대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문제는 각자 모임이 있어 서로 ‘잘자라’라는 연락으로 끝이 났던 일요일에 발생했다.

다음날 낮에 자잘한 물건들을 가져다 놓기 위해 들른 신혼집. 뭔가 이상했다. 현관 신발장부터 널린 빈 맥주캔 여섯개. 식탁엔 마른안주 부스러기.

예비신랑에게 연락해 자초지종을 묻자 “어제 모임에서 마지막까지 같이 있던 친구가 신혼집을 꼭 보고 싶다고 자꾸 졸라서 밤에 들려 맥주 마시다 새벽에 집에 들어갔다”라고 설명했다.

자신에게 말도 없이 신혼집에 친구 데려온 것과 거짓말한 게 불쾌했지만 친구가 보고 싶다며 고집을 피워 어쩔 수 없었다는 것과 자신이 기분 상해할까봐 얼른 구경만 시켜주고 나간다는 게 이렇게 되었다는 남편의 말에 더 이상 나무랄 수 없었다.

하지만 안방문을 열고 나선 생각이 달라졌다.

A씨에 의하면 “그 하얗고 보송보송한 이불과 침대커버가 엉망으로 구깃해져 있었고, 누리끼리한 얼룩도 보였다”라는 것.

A씨는 “순간 어제 그 친구가 여자였나? 아님 남자끼리? 별 해괴망측한 상상과 더러운 생각에 몸이 휘청거려 부들부들 떨었어요. 예비신랑은 침대를 보고도 오히려 제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죠. 그리고 그 침대에서 잤다는 친구랑 전화연결을 했습니다”라고 황당한 상황을 전했다.

예비신랑의 친구는 “제수씨 죄송합니다. 제가 어제 술에 취해 잠깐 누웠다 일어났는데 정리를 못하고…”라는 변명을 했고, A씨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A씨는 “예비신랑 말로는 친구랑 둘이 이미 취한 상태로 들어와 맥주를 또 마시고는 자기가 먼저 쇼파에 누워 잤는데 친구가 어쩌다 안방 침대에서 잔 것 같다네요. 자기는 진짜 몰랐다고요. 하지만 전 변명도, 사과도 받고 싶지 않았고 너무 짜증나고 화가 났어요”라고 심정을 밝혔다.

이어 “몰랐다는 말은 사실인 것 같지만 이미 술에 취했고 늦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신혼집이 보고 싶다는 무리한 부탁은 거절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라며 “아직 나도 한번 못 누워 본 신혼침대인데 얼룩진 하얀 이불마냥 문제없던 내 결혼준비가 구깃구깃해져버린 이 느낌, 제가 유난스러운 걸까요?”라고 글을 마무리 지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으, 술냄새 발냄새 잔뜩 묻힌 이불이라니요”, “남의 집, 심지어 신혼집 안방에 함부로 들어가는 건 아니지 않나요?”, “상상만으로도 불쾌하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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