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혼란 상태 유발 뇌질환
약물 치료땐 범죄행동 완화
사이코패스 취급 혐오 말고
장애의 일종 사회적 인식을
지난 3일 오후 1시30분쯤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장안문 지구대앞에서 조현병으로 의심되는 A(38)씨가 가방속에 신문에 싸인 흉기를 들고 다니다 경찰의 불심검문에 적발돼 강제입원됐다.

검거당시 A씨는 장안문 지구대 앞에서 혼잣말을 하고 있었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죽이려 한다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가지고 다닌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를 인근 병원에 강제입원 시키고, 보호자에게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인천에서 8세 초등학생 여학생 유괴살인 사건의 범인이 조현병을 앓는 10대 여고생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조현병 환자에 대한 사회적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혼란된 상태를 유발하는 뇌질환인 조현병은 치료를 받으면 범죄행동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도 나오고 있지만 정신질환자를 보는 사회적 인식 때문에 병을 숨기고 있어 치료가 더욱 어려운게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관련 통계와 연구에서 조현병환자에 의한 살인이 일반인에 비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 따르면 전체 범죄 중 정신질환자 범죄는 0.3~0.4%로 매년 비슷한 수준을 보인다고 한다. 또 최근 향정신약물을 통한 치료로 범죄행동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미국 노스웨스턴의대에서는 살인범으로 형을 집행받은 조현병환자를 대상으로 사이코패스 여부를 조사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결과 조현병을 가진 살인범 중 사이코 패스의 비율을 12%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인 살인범중 사이코패스 비중이 25%에 달하는 것에 비해 13%낮은 수치이다.

사회가 다변화돼가면서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사람이 많아짐에 따라 사회적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

전문가들은 조현병환자가 치료받는 걸 두렵게 생각하게하는 사회분위기가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성빈센트병원 정신의학과 김성민 전문의는 "조현병은 치료받으면 증세가 완화될 수 있는 병으로 환자가 치료받으려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조현병 환자가 치료를 받는다는 것을 주변에 알려도 부끄럽지 않게 생각 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정신건강진흥센터 기획조정팀 김수영팀장은 "우리가 보이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보며 그들이 위험하고 두렵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정신질환도 보이지 않는 장애일 뿐"이라며 "사회에 융화되면서 적절한 치료를 병행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