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세상을 더 가깝게(bring the world closer together)'라는 새 기업 비전을 제시했다. 인터넷을 통한 연결과 개방이라는 기존 가치의 한계를 인정하고 사회 화합을 강조했다. 테러, 혐오 등 최근 불거진 페이스북 악용 문제 개선 의지를 내비쳤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공동체와 연대를 강조하는 새로운 기업 목표를 제시했다고 테크크런치 등 외신들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이날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커뮤니티 서밋'에서 향후 10년간 페이스북을 이끌 새 목표로 '세상을 더 가깝게'를 제시했다. 페이스북을 사회 갈등 해결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통로로 만들겠다는 뜻이다. 친밀감과 유대감에 기반한 공동체 건설을 목표로 내걸었다.

페이스북은 창업 때부터 세상의 연결을 강조했다. 지금까지 '더욱 열리고 연결된 세상을 만들자'를 기업 목표를 내세웠다.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테러, 총격, 살인 등 심각한 범죄가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여과 없이 생중계되며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 콘텐츠 관심 정도를 표시하는 '좋아요'를 받기 위해 아이를 베란다에 매단 이용자가 나오는 등 부작용이 잇따랐다. 지난해 말 미국 대선 과정에서 근거 없는 허위 정보로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 '가짜뉴스' 온상으로 지적됐다. 연결이 오히려 갈등과 분열을 심화하고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저커버그 CEO는 연결 부작용을 개선하기 위한 장치 마련에 의지를 보였다. 그는 15일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모니터링 강화 정책을 발표했다. 테러 관련 인물·게시물을 사전에 파악해 페이스북이 범죄 도구로 악용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기술적 조치에 이번 기업 목표 제안으로 갈등과 분열 해소에 대한 사회적 역할을 재차 강조했다.

저커버그 CEO는 “10년 동안 세계를 개방하고 연결하는 데 집중했다.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주고 돕기만 하면 세상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세계가 분열됐다. 페이스북은 세상의 연결뿐 아니라 세상을 더 가깝게 하기 위해 노력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