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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부르는 게 값' 급증하는 비급여 진료비, 이유는?

[집중취재] '부르는 게 값' 급증하는 비급여 진료비, 이유는?
입력 2016-10-04 20:20 | 수정 2016-10-04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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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병원에서 진료비 청구서를 받으면 이렇게 급여와 비급여 항목이 구분돼 있죠.

    급여 항목은 국민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지만 비급여 항목은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합니다.

    건강보험의 적용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으니 이 비급여 항목의 진료비가 오히려 줄어야 할 것 같지만 오히려 해마다 10%씩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병원마다 제각각, 또 부르는 게 값이라는 비급여 진료비 여전합니다.

    전종환 기자와 조국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허리와 목 디스크를 치료하는 서울의 한 병원입니다.

    목 디스크 증상을 호소하자 염증 완화제를 처방하면서 함께 도수 치료도 권합니다.

    [의사]
    "레이저 치료도 있고 손으로 마사지해주는 것도 있고요. 제가 볼 때는 도수 재활 쪽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의사의 진료비는 3천5백 원, 마사지와 비슷한 1시간짜리 도수 치료는 개인부담 11만 원입니다.

    비급여 항목인 MRI 검사까지 받고 나면 하루 병원비만 60만 원입니다.

    비급여 항목은 정해진 가격이 없이 부르는 게 값이라 병원마다 가격 차이도 천차만별입니다.

    인제대부산백병원에서 만 원을 받는 '체온열검사료'를 아주대병원에서는 20만 원을 받아 20배 차이가 났고 한림대성심병원에서 하루 9만 원을 받는 1인실 상급 병실의 경우 서울아산병원에서는 44만 원을 받아 5배가량 차이가 났습니다.

    병원별 비급여 항목 가격 차이는 평균 7배가 넘지만 병원들의 가격 정보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다보니 경쟁을 통한 가격 인하 효과도 없습니다.

    [환자]
    "(의사가) 권유하는 대로 하는 수밖에 없으니까 진료비가 비싼 항목을 권유할 때는 환자입장에서 부담이…"

    2013년 비급여 진료비는 23조 3천억 원으로 5년 동안 연평균 10%씩 급증했습니다.

    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새로운 의료 행위가 속속 등장한다는 게 비급여 증가의 표면적인 이유입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구조적인 문제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표피낭 제거 수술입니다.

    이 수술의 전체 수술비는 29만 원, 수술비의 30%는 환자가, 70%는 심사를 거쳐 보험공단이 병원에 지급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병원에 지급된 실제 진료비는 6만 원, 심평원이 과잉 청구라며 23만 원을 삭감한 겁니다.

    의료계는 적정한 진료 금액을 받지 못하면 의사들이 돈이 안 되는 진료를 피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이세라/외과 전문의]
    "수익을 도저히 만들 수가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비급여 진료로 빠져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죠."

    일부 의사와 의료기관의 도덕적 해이는 더 큰 문제입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를 하고도 이를 잘 모르는 환자에게 과다 징수한 경우가 5대 공공병원에서만 연간 수십억 원에 이릅니다.

    값비싼 검사나 진료를 많이 할수록 의사에게 보너스를 지급하고 인사에 평가하는 의료계 관행 역시 비급여 확대의 원인입니다.

    [A병원 의사]
    "비급여를 많이 해야 수입이 많아지니까 꼭 안 해도 되는 과잉검사를 하게 되죠."

    정부는 전국 병원급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 항목과 가격을 공개해 환자들이 비교를 해서 병원을 선택할 수 있게 할 방침입니다.

    [정영훈/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알 권리를 충족시킨다는 부분이 있고, 의료 기관 선택에 대해 좀 더 합리적인 기준을 제공하려는 것입니다."

    또 신약과 첨단 장비가 계속 개발되는 만큼 이들에 대한 전문가 평가를 조기에 실시해 환자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건강보험 적용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조국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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