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광교호수공원 내
입주민 반발 行訴 예고
시-주민 대화 입장차만
▲ 수원시 광교호수공원 전망쉼터 일대에 아파트 13층 높이의 전망대를 설치하는 사업이 추진 중인 가운데 D3 현대힐스테이트 입주민들이 사생활침해와 환경훼손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설치에 반대하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집 앞에 전망대가 들어서면 앞으로 창문을 어떻게 열고 지냅니까."

수원시가 자연공원인 광교호수공원에 아파트 13층 높이와 맞먹는 전망대 건설을 추진하자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사생활 침해라며 행정소송을 예고하는 등 갈등을 빚고 있다.

18일 수원시, 광교아파트입주자들에 따르면 최근 시는 원천호수, 신대호수의 중앙 지점에 위치한 광교호수공원 전망쉼터(영통구 하동) 일대에 전망대와 쉼터 등을 조성하는 '프라이부르크 전망대 설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이르면 이달 설계를 마무리한 뒤 공원조성계획 변경 등 절차를 거쳐 사업을 공식 발표 할 예정이다. 완공 목표는 내년 10월이다.

전망대 사업은 2015년 시가 내부검토를 거쳐 광교호수공원 내 전망대 설치 계획을 수립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시는 독일 프라이부르크 시와 '자매도시'를 맺으면서 프라이부르크 시내 고지대에 위치한 전망대를 광교호수공원 전망대의 모델로 선정했다.

지난해 시 관계부서는 디터 잘로몬(Dieter Salomon) 프라이부르크 시장의 초청을 받아 프라이부르크 시내를 방문, 직접 전망대를 답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광교호수공원 인근에 거주하는 아파트 입주자들은 전망대 설치를 극구 반대하고 나서 난항을 예고했다. 입주자들은 크게 '사생활침해'와 '환경훼손' 등 2가지 사유를 들어 향후 시를 상대로 단체성명서를 제출하고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현재 전망대의 높이는 관람층 27m를 비롯해 최상 34m 높이로 설계됐다. 아파트 높이와 비교하면 약 13층에 이르는 높이다.

때문에 이 일대 아파트 입주자들은 전망대에서 망원경을 사용해 주거지역을 훔쳐볼 수 있고, 각종 동식물이 살고 있는 생태공원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힐스테이트 광교, 호반22단지, 레이크파크 한양수자인 아파트 입주자 및 예정자들의 분노는 극에 치닫고 있다. 이들 아파트는 전망대 예정부지로부터 불과 160~320m 가량 떨어져 타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가깝게 위치해있다.

힐스테이트에 입주를 앞둔 A씨는 "내 집을 뒤로하고 전망대가 들어서는데 누군들 찬성하겠느냐"며 "수원시가 인근 주민들의 주거생활을 고려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앞서 14일 시는 이와 같은 주민 반발로 광교호수공원관리사무소에서 주민 수십 명과 함께 의견을 나누고 대안을 마련하려 했지만 서로 입장차이만 확인하고 실패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입주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려 했으나 반대 입장으로 격하게 분노한 상태여서 고민에 빠졌다"며 "우선 향후 주민설명회를 열어 대화를 하는 방향으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