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건물에 채굴기 수천 대가…" 가상화폐 불법 채굴장 6곳 적발

경기북부지역의 산업단지와 개발제한구역 등에서 불법으로 운영된 가상화폐 채굴장 6곳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이들은 단속에 대비해 걸리면 임대인과 임차인이 각각 벌금을 낸다는 특약사항까지 있는 계약서를 작성하기도 했습니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산업단지에서 입주계약 없이 가상통화 채굴장을 운영한 혐의로 A 씨 등 채굴업체 대표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경찰은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혐의로 B 씨 등 채굴업체 공동대표 4명과 C 씨 등 건물주 3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불법 건축물을 채굴장으로 임대한 혐의로 D 씨 등 2명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A 씨는 파주신촌일반산업단지 내 공장 건물을 빌려 지난해 8월부터 지난 3월까지 8개월간 가상화폐 채굴기 1천 586대를 위탁 관리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가상화폐 채굴 광고를 통해 모집한 40명으로부터 채굴기 1대당 3만 원의 위탁관리비용을 받아 총 3억 3천만 원의 관리비를 챙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채굴업자 E 씨와 F 씨는 2017년 7월 중순부터 지난달까지 파주신촌일반산업단지와 파주출판문화정보국가산업단지에서 각각 가상화폐 채굴기 160대와 106대를 가동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충분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는 산업단지가 아닌 개발제한구역 '그린벨트'에서 불법으로 운영된 가상화폐 채굴장 관계자들도 줄줄이 적발됐습니다. B 씨 등 공동대표 4명은 2017년 11월 중순부터 지난 3월 초까지 경기도 남양주시 일패동·이패동·삼패동의 개발제한구역에서 불법으로 가상화폐 채굴장을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건축물 총 3곳에서 채굴기 1천 920대를 돌려 약 760이더리움을 채굴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1이더리움은 한때 최고가가 250만 원까지 올라갔으나 최근 시세는 50만 원 전후라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B 씨 업체에 건물을 임대한 C 씨 등은 닭농장이나 온실 등으로 허가받은 건축물을 채굴장으로 임대해주면서 적발될 시 이행강제금은 임대인이 내고 벌금은 임대인과 임차인이 각자 부담한다는 내용의 특약조건을 단 계약서를 작성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채굴업자들은 모두 주택용 전기와 비교하면 30∼50%가 저렴한 일반용 전력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B 씨 업체의 경우 4개월간 2억 원 상당의 전기요금을 냈습니다. 한 달에 전기료만 5천만 원을 납부한 셈입니다.

컴퓨터를 24시간 켜두고 프로그램을 돌려 가상통화를 만드는 GPU채굴기 1대당 소비전력은 800∼1천W입니다. 이는 56.9㎡ 스탠드 에어컨 중간 소비전력과 비슷해 채굴기 수십대 이상을 동시에 가동할 경우 화재 발생 위험도 매우 크다고 경찰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산업단지나 개발제한구역에서 불법으로 가상화폐 채굴장을 가동한 사례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또 일반 공장건물을 임대해 가상화폐 채굴장으로 활용하는 경우 현행 건축법상 처벌규정이 따로 없어 국토교통부에 시행령 개정을 요청했습니다.

(영상제공=경기북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