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례 개발자회의 개막
“우리는 컴퓨팅의 새로운 전환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바로 모바일 퍼스트 세계에서 인공지능(AI) 퍼스트 세계로의 전환입니다. ‘구글 렌즈’는 당신의 스마트폰 카메라가 보는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바꿀 것입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사진)가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의 쇼라인앰피시어터에서 열린 구글 연례개발자회의에서 인공지능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새로운 서비스인 구글 렌즈를 공개했다. 구글 렌즈는 ‘시각 기반 컴퓨팅 기능’을 갖춘 제품으로, 여기에는 구글의 인공지능 비서 플랫폼인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됐다. 구글 렌즈는 마치 사람의 눈처럼 상황을 인식하고, 휴대폰에 말을 걸고 답을 얻을 수 있다. 사용자가 보고 있는 것을 이해하고, 해당 정보를 기반으로 다음 행동을 도와주는 단계로 발전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사용자가 라우터 뒤쪽에 있는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찾기 위해 책상 아래로 기어들어갔다면, 스마트폰은 그 비밀번호를 인식하고, 사용자가 와이파이에 접속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이해해 자동으로 로그인시켜주는 식이다. 피차이는 “구글은 우선 구글 렌즈 기능을 구글 어시스턴트와 구글 포토에 도입할 예정이며, 향후 다른 제품들에도 적용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구글은 ‘구글 포 잡스’라는 일자리 검색엔진을 구글 검색에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색어를 입력하면 단순 아르바이트나 서비스직에서부터 높은 전문성이 필요한 직업까지 검색해서 알려주고, 직접 입사지원서까지 넣을 수 있도록 돕는다. 심지어 직장까지의 통근시간이 얼마인지도 알려줄 수 있다. 파일럿 형식으로 이 서비스를 운영했던 페덱스, 존슨앤존슨의 경우 이전 방식에 비해 18%가량 지원자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 그룹 사진을 찍으면 사진에 등장하는 사람들과 사진을 공유할 것을 알려주는 기능, 자녀가 찍은 모든 사진을 부모가 자동으로 공유할 수 있는 기능 등이 구글 포토에 추가됐다. 또 구글 머신 러닝 시스템을 이용해 G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e메일 내용을 분석한 뒤 빠르고 간단한 답장을 제안하는 기능도 발표됐다.
이번 구글 개발자회의는 구글이 AI 시대에 더 깊이 들어가고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피차이는 “진정한 AI 퍼스트 세계에 진입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 “하지만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는 도구와 우리가 기술에 대한 접근성을 모두에게 제공하고자 더 많이 노력한다면 더 이른 시일 내에 모든 사람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 G6 등에 탑재된 구글 어시스턴트의 한국어 버전도 연내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캇 허프만 구글 어시스턴트 담당 부사장은 “올해 말까지 구글 어시스턴트가 이탈리아어, 한국어, 스페인어로 지원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이날 구글 개발자회의 행사에서 ‘LG 시그니처 가습공기청정기’ 등 자사 제품이 구글 홈과 연동하는 스마트 가전을 공개했다. LG전자는 냉장고, 세탁기, 가습공기청정기 등 초프리미엄 ‘LG 시그니처’ 생활가전에 ‘구글 홈’ 연동 서비스를 탑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