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서서 먹던 닭 전문 음식점 '썰렁' … 지역 상인 한숨
▲ AI 여파가 전국적으로 확산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14일 인천 남구의 한 삼계탕 전문 식당앞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이달 13일 낮 12시. 인천 남구 주안동의 한 삼계탕 전문 식당.

평소 같으면 모든 자리가 꽉 차 가게 밖까지 줄이 길게 늘어선 진풍경을 보이는 음식점이지만 이날 매장 내엔 손님이 드문드문 있어 스산한 느낌마저 들었다.

한 손님이 "저기요"라며 종업원을 부르자 4명이 동시에 "네"라고 외쳤다.
모든 종업원이 손님의 시중을 드느라 2~3번을 외쳐야 했던 보통 때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30분가량 시간이 흘렀는데도 가게를 찾는 손님은 크게 늘지 않았다.

2달 만에 전국 곳곳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서 삼계탕 등 관련 음식에 대한 소비자의 부정적 인식이 커진 탓이다.

비슷한 시각 중구 신포시장의 한 생닭 판매점 주인 허모(70)씨도 손님이 찾지 않아 울상을 짓고 있었다.

허씨는 "신포시장 상권이 죽어 평소에도 하루 닭 10마리 정도 밖에 못 팔았지만 방송에 AI 발생 소식이 나왔다면 하루 판매량이 1마리로 뚝 떨어진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남동구 구월동 소재 대형마트의 계란과 닭고기 제품 진열대 앞은 한가롭다 못해 썰렁했다.

이곳에서 한참을 서성이다 결국 소고기를 집어 든 주부 정모(39)씨는 "AI 때문에 닭고기를 안 먹은 지 오래돼 고민을 했다"며 "닭고기를 사서 오래 끓이면 괜찮을까 싶었는데 막상 사려고 하니 꺼려져 소고기를 골랐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닭고기를 75도 이상에서 5분 이상만 가열하면 AI 바이러스가 모두 사멸하므로 시중에 유통·조리·판매되는 닭고기는 안심하고 드셔도 된다"고 했다.

이달 2일 제주에서 발생한 AI는 전북, 울산, 경남, 부산 등 전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현재까지 인천에선 AI 피해가 확인되지 않았다.

/황은우 기자 he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