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원가상승에 2년간 가격인상, ‘저가’ 이미지 타격
집객력·매출 동시 감소, 가격인하에도 고객반응 시큰둥 

일본의 글로벌 SPA브랜드 ‘유니클로’가 고객 감소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비싼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붙으며 후유증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지난달 제품 가격을 내렸지만, 고객 이탈이 지속되고 있다. 유니클로의 고속성장 으로 일본 최고 갑부에 오른 야나이타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사진)의 ‘마법’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기 시작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유니클로의 모회사 패스트리테일링은 유니클로의 3월 일본 매장 손님 수가 전년 동월보다 8.6% 감소해 2개월 연속 줄었다. 매출 역시 같은 기간 0.3% 역신장하며 전년 실적을 3개월 만에 밑돌았다.
유니클로는 엔화 약세와 원재료 가격 상승을 반영해 2014년과 2015년 각각 5%, 10%씩 가격을 올렸다. 야나이 회장은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지만, 유니클로의 ‘싸고 좋은 상품’이란 이미지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가격 인상은 고객감소로 이어졌다. 지난해 4월 이후 1년간 일본 내 매장 손님 수가 전년 실적을 웃돈 것은 석 달에 불과했다.
지난 2월부터 일부 상품 가격을 300~1000엔가량 인하했지만, 이미 등 돌린 고객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 2015회계연도(2015년 9월~2016년 8월) 1분기(9~11월) 순이익은 480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급감했다. 1분기 실적이 감소한 건 5년 만이다.
이에 유니클로는 주말 특가 세일을 줄이는 대신 수십개 품목의 가격을 지속적으로 인하하면서 ‘아무 때나 매장을 찾아도 싸다’는 기존 이미지를 재구축하는 쪽으로 가격 정책을 전환했다. 하지만 두 차례 가격 인상으로 희미해진 저가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유니클로가 가격 인상의 후유증에 시달리는 동안 경쟁사인 시마무라(株式)는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시마무라는 지난 4일 발표한 2015회계연도(2015년 3월~2016년 2월) 순이익은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고, 3월 기존점 매출도 11.8% 늘었다. 제품 평균 단가가 900엔 이하인 저렴한 가격에 고객이 몰렸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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