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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SNS·유튜브 타고…달라진 한류 공식

박창영 기자
입력 : 
2017-11-14 17:01:05
수정 : 
2017-11-14 19: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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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에이전시 제휴한 1·2세대 아이돌과 달리 SNS·유튜브로 현지와 소통
미국·일본 주류시장 진출…방탄소년단 `엘런 쇼`등 美 간판 프로그램 출연
800만 폴로어 트와이스 日서 싱글 25만장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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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사진 제공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과 트와이스 등 3세대 아이돌이 K팝 스타 해외 진출 공식을 바꾸고 있다. 1·2세대 아이돌이 현지화와 치밀한 사전 준비로 한류를 선도했다면 이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유튜브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면서 해외 시장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유튜브·SNS를 활용한 해외 진출은 비용 부담도 적은 편이기 때문에 중소형 기획사 아이돌 그룹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14일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은 오는 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되는 '2017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이 무대에 K팝 스타가 서는 건 2012년 싸이 이후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방탄소년단은 이번 방미 기간 동안 CBS '제임스 코든의 더 레이트 레이트 쇼', NBC '엘런 디제너러스 쇼', ABC '지미 키멀 라이브' 등 미국 3대 방송사 간판 프로그램에 모두 출연한다.

방탄소년단의 미국 진출은 소속사 차원에서 따로 기획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과거 원더걸스가 미국에 진출하면서 현지 에이전시와 손을 잡고 인기 가수의 공연 오프닝에 오르는 등 치밀한 마케팅 전략을 펼쳤던 것과 대조된다.

방탄소년단은 유튜브에 업로드한 뮤직비디오를 통해 해외 팬들에게 존재감을 드러냈다. 방탄소년단이 2014년 8월 발표한 정규 1집의 타이틀곡 '데인저(Danger)' 뮤직비디오는 지난 13일 오후 유튜브 조회수 1억건을 넘겼다. 이로써 방탄소년단은 도합 9편의 1억뷰 돌파 뮤직비디오를 보유하게 됐다.

해외팬과 소통하면서 SNS를 적극 활용한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트위터코리아에 따르면 방탄소년단 트위터(@BTS_twt) 폴로어는 13일 1000만명을 돌파했다. 한국 트위터 계정이 1000만 폴로어를 넘긴 것은 이번이 최초다. 2위 지드래곤(901만여 명) , 3위 최시원(628만여 명)에 비해서도 훌쩍 앞서 있다. 트위터 관계자는 "방탄소년단 폴로어의 국적은 한국, 일본, 필리핀, 미국, 태국, 브라질 순서로 많다"고 말했다. 미국 빌보드가 매주 발표하는 SNS 플랫폼 영향력 순위인 '소셜 50'에서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10월 29일부터 최근까지 47번이나 1위에 등극했다. 전 세계에서 '소셜 50' 1위 기록 횟수로 방탄소년단을 앞서는 건 저스틴 비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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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스' [사진 제공 = JYP엔터테인먼트]
걸그룹 트와이스 역시 유튜브와 SNS를 통해 해외에서 순항 중이다. 트와이스 첫 정규앨범 타이틀곡 '라이키' 뮤직비디오는 공개된 지 열흘도 채 안된 지난 9일 5000만뷰를 돌파했다. 이는 기존에 YG 아이돌 블랙핑크가 '마지막처럼'으로 5000만뷰를 돌파하는 데 걸렸던 14일 18시간을 5일 이상 단축시킨 K걸그룹 신기록이다. 트와이스는 '우아하게'부터 '치어업' 'TT' '낙낙' '시그널'까지 모든 활동곡 뮤직비디오가 1억뷰를 넘어서며 '5연속 1억뷰 돌파' 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트와이스는 멤버 9인 중 4인이 외국인으로 구성돼 해외팬과 소통에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평가다. 트와이스 SNS 폴로어 수는 인스타그램 339만명, 페이스북 182만명, 트위터 164만명, 유튜브 122만명 등 총 807만명에 달한다.

800만 폴로어를 등에 업은 트와이스가 발표한 일본 첫 오리지널 싱글 '원 모어 타임'은 14일 일본 레코드협회로부터 '플래티넘 싱글' 인증을 받았다. 25만장 이상 판매량을 기록한 싱글 앨범에 부여하는 해당 인증을 받은 건 국내 걸그룹 중 트와이스가 최초다. 지난주에는 미국 빌보드 월드차트의 앨범 부문과 디지털 송차트 두 부문에서 각각 정상에 올랐다. 한국 걸그룹이 미국 빌보드 월드차트에서 2관왕을 차지한 것도 트와이스가 처음이다.

대중음악 전문가들은 SNS와 유튜브를 통해 K팝 가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대화 음악평론가는 "원래 미국 주요 매체는 방탄소년단에 관심이 없었는데 SNS에서 화제가 된 이후 집중 조명하기 시작했다"며 "콘텐츠만 확실히 좋다면 중소형 기획사 가수도 충분한 팬덤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반야 평론가는 "TV 등 전통 매체 영향력은 예전에 비해 급감한 반면 가수가 페이스북 라이브를 진행했을 때 피드백은 확실하다"며 "매체 영향력이 변하면서 아이돌이 인기를 얻는 통로도 바뀌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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