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공제란 피상속인과 상속인의 인적ㆍ물적 사정을 고려해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일정액을 공제하는 제도다. 현행 세법은 거주자의 사망에 대해 여러가지 상속공제를 허용하고 있다.

일단 상속인 현황을 파악해 기초공제(2억원)와 기타의 인적공제를 검토한다. 참고로 비거주자 사망시에는 기초공제(2억원)를 제외한 다른 상속공제를 적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일괄공제와 비교하는데, 일괄공제란 기초공제와 기타 인적공제가 5억원에 미달하면 5억원을 공제하는 제도다. 상속인이 매우 많거나 장애인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일괄공제(5억원)를 선택한다. 다만 배우자 단독상속시에는 일괄공제를 적용할 수 없다. 그런데 인적공제 가운데 기초공제와 기타 인적공제, 일괄공제는 세무사가 어떻게 하든 공제액이 달라지지 않는다. 즉, 절세의 여지가 없다.

상속인 가운데 배우자가 있으면 상속재산가액에서 배우자 법정상속분 상당액까지 배우자 상속공제(30억원 한도)를 받을 수 있다. 배우자 상속공제는 배우자가 얼마나 상속받느냐에 따라 상속공제액이 달라져서 상속세 절세의 포인트가 된다. 다만, 배우자가 법정상속지분보다 많이 상속받아도 법정상속지분율만큼 공제하고 배우자가 상속을 받지 않거나 상속받은 금액이 5억원 미만일 때는 5억원을 공제한다. 주의할 것은, 배우자 상속공제는 배우자가 실제로 상속받은 재산을 공제하기 때문에 배우자에게 사전증여하면 배우자 상속공제액을 계산할 때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이 인적공제가 마무리되면 물적공제를 검토한다. 물적공제는 상속인 현황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상속재산의 현황을 파악하는 것이다. 피상속인이 만일 가업상속재산, 영농(양축ㆍ영어ㆍ영림 포함)상속재산을 남겼다면 가업 등을 잇는 자가 가업 상속재산 등을 상속받을 수 있도록 조언하여 상속세를 절세할 수 있다. 현행 세법은 10년 이상 중소기업을 영위한 사업자가 후계자에게 가업을 상속하는 경우 가업 상속재산 상당액을 상속공제(가업 영위기간에 따라 200억원, 300억원, 500억원 한도)하고 있다. 또한 영농인 등이 후계자에게 농지 등 영농재산을 상속하는 경우에는 영농상속재산 상당액을 상속공제(15억원 한도)하고 있다.

참고로, 예전에는 가업상속인, 영농상속인 등 외의 자가 가업상속재산, 영농상속재산의 일부라도 상속을 받으면 가업상속공제 등을 전부 부인했는데, 현행 세법은 가업 상속인 등이 받은 재산에 대해서는 상속공제를 허용하고 있다.

그리고 피상속인이 금융상속재산을 남겼다면 금융재산상속공제를 검토한다. 피상속인이 남기는 주요 상속재산이 금융재산과 부동산인데, 금융재산은 부동산과 달리 100% 현재 시세를 반영하기 때문에 순 금융 재산가액의 20%를 상속공제하고 있다.

금융재산 상속공제로 금융재산가액에서 금융채무를 차감한 순금융재산에 대해 20%를 공제(한도 2억원)한다. 다만, 순금융재산가액이 2천만원 이하일 때는 전액 공제하고, 순금융재산가액이 2천만원을 초과하는 경우로서 금융재산상속공제액이 2천만원에 미달할 때는 2천만원을 공제한다.

피상속인이 만일 동거주택을 남겼다면 동거주택 상속공제를 검토한다. 동거주택 상속공제란, 1세대 1주택으로 부모님과 10년 이상 생계를 같이한 직계비속이 상속받은 주택에 대해서는 그 주택가액의 80%를 공제(5억원 한도)하는 제도다. 주의할 것은, 동거주택 상속공제는 직계비속이 상속받는 경우에만 적용하고 배우자에게 상속된 경우에는 적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２)
부동산 세무사는 요즘 재미삼아 보고 있는 장보원 세무사의 절세테크 100문 100답의 상속공제를 이용한 절세하는 법이라는 구절 읽다가 문득, 금융재산 상속공제를 처음으로 적용하다가 실수한 생각이 나서 웃음을 지었다.

• 의뢰인 “세무사님, 세무서에서 지난번에 해주신 상속세 신고 건으로 연락이 왔었어요.”
• 부세무사 “무슨 연락이죠?”
• 의뢰인 “아버님이 교직생활을 오래하시면서 교직원공제회에 가입한 예적금에 대해서 금융재산상속공제를 받았다고 하면서 그러면 안 된다네요.”
• 부세무사 “아아, 잠시만요.”

현행 세법은 금융재산상속공제대상 금융재산을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에 의한 금융회사 등에 국한한다고 규정하다 보니, 교직원공제회와 같이 금융실명법에 의한 금융기관이 아니면서도 금융상품을 취급하는 곳에 가입된 예적금은 금융재산상속공제대상이 아닌데도 실수한 것이다.

부세무사는 결국 과다공제한 금융재산상속공제를 부인당하고, 추징당한 상속세의 가산세 부분을 물어주게 되었다.

• 부세무사 “늘 그렇지만 공제감면은 꼼꼼하게 챙겨봐야지”

그러던 중 카톡이 톡톡 울린다.

• 이총무 “오랜만입니다. 상담 좀 해도 될까요?”
• 부세무사 ‘자전거 동호회에서 만난 이총무님이시네’
• 부세무사 “안녕하세요. 이총무님 무슨 일이 있으세요?”
• 이총무 “네, 다름이 아니고, 저희 아버님께서 위중하신데, 집 한 채를 가지고 계신 걸 저보고 팔아서 병원비 쓰라고 하시는데 그게 괜찮을까해서요.”
• 부세무사 “그 집의 시세는 얼마나 하나요?”
• 이총무 “한 10억원 쯤 하는데 공시가격은 6억원 정도 됩니다.”
• 부세무사 “그거 파시면 10억이 되겠네요.”
• 이총무 “네, 그럼 병원비 쓰고 그러면 절세가 된다던데요.”
• 부세무사 “무슨 말씀이세요. 흔한 상속세 10계명 중 1계명이 ’위중할 때 재산을 처분하지 마라‘입니다.”
• 이총무 “왜죠?”
• 부세무사 “모르는 사람들은 그 양도대금 10억원을 숨기면 상속세를 안낼 것처럼 얘기하지만, 상속 전 1년내 2억원, 2년내 5억원 이상의 처분재산이 있으면 그건 상속인이 현금상속받은 것으로 추정해서 상속세를 부과하죠. 공시가 6억원으로 평가하면 상속세가 작을 텐데, 현금 10억원 상속받은 것으로 추정되면 상속세도 많지, 가산세도 많지, 빼돌리려고 한다면 금융재산으로도 남기지 않을 테니 금융재산상속공제도 못받지, 손해가 이만저만 아닌데 누가 엉뚱한 얘기를 하나요?”
• 이총무 “자전거 동호회에서 만난 김자전씨가 그러던데, 그 분도 많이 아시잖아요.”
• 부세무사 “아무튼 상속세를 절세하시려면 아버님 주택은 그대로 두세요. 그리고 만약에 돌아가시면 찾아오세요. 그리고 이총무님이 아버님 모시고 계속 살았던 것 아닌가요?”
• 이총무 “네, 15년 넘게 같이 살고 있어요.”
• 부세무사 “이총무님은 따로 집을 가지고 계시나요?”
• 이총무 “아뇨. 아버지 댁에 같이 살고 있어서. 어머니 돌아가시고 제가 십여년 수발들어서, 저보고 집 팔아서 병원비 쓰라는 말씀하시는 거였어요.”
• 부세무사 “그럼 동거주택 상속공제도 가능하겠네요.”
• 이총무 “그건 뭐죠?”
• 부세무사 “동거주택 상속공제란 것이 있는데요, 1세대 1주택으로 부모님과 10년 이상 생계를 같이한 직계비속이 상속받은 주택에 대해서는, 그 주택가액의 80%를 공제(5억원 한도)하는 제도입니다. 주의할 것은 동거주택 상속공제는 직계비속이 상속받는 경우에만 적용한다는 것이죠.”
• 이총무 “아 그렇군요. 그런데 제가 남동생이 있어요. 아버님하고 친하지는 않지만.”
• 부세무사 “그럼 상속재산 분쟁이 생기면 동거주택 상속공제는 받지 못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어쨌건 그 아버님 집은 팔지 마시고. 오히려 그 집을 담보로 빚을 내서 병원비로 쓰세요. 상속세 계산할 때 상속채무를 공제하니까요. 딴 사람 말 신경 쓰지 마시고, 제 얘기에만 집중하세요.”
• 이총무 “참, 어렵네요. 그나저나 언제 자전거 타러 나오실 생각입니까? 너무 바쁘신 척하시는거 아니에요?”

부세무사는 자전거 동호회에 나가서 코믹한 케릭터로 활동한 게 후회되었다. 엄근진(엄격, 근엄, 진지) 세무사였으면 이총무가 내 말을 좀 더 신뢰했을텐데.

부세무사는 경험상 아무리 도움이 되는 말을 전해도 세상에 많은 사람들은 제가 하고 싶은대로 생각하고 나중에 후회한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