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의 반격 "김무성·유승민과 함께 못해"…새누리, '분당' 기로

[the300]친박계, 심야회동서 '혁신과 통합연합' 발족 선언…비박계도 친박계 탈당 요구

박소연 기자 l 2016.12.12 01:17

/사진=뉴스1

'최순실 게이트' 이후 아슬아슬한 '한지붕 두 지도부' 체제를 유지하던 새누리당이 결국 분당의 기로에 섰다.


서청원·최경환·조원진·이장우 의원 등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 50여명은 11일 심야 회동을 갖고 "해당행위를 한 김무성·유승민과 당을 함께 할 수 없다"며 비박계와 사실상 결별을 선언했다. 이들은 이날 서울 여의도 모 호텔에서 만나 친박계로 구성된 '혁신과 통합 연합'(이하 혁통) 모임을 13일 오후 3시 발족키로 의견을 모았다고 민경욱 새누리당 대변인이 밝혔다.


민 의원은 이날 회동이 끝난 뒤 브리핑을 통해 "혁통의 공동대표는 정갑윤 전 국회 부의장과 이인제 전 최고위원, 김관용 경북 도지사로 정했다"며 "보수의 분열을 초래하고 당의 분파 행위에 앞장서며 해당 행위를 한 김무성, 유승민 두 의원과는 당을 함께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뒤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이어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 탄핵 사태로 항로를 잃은 보수의 대통합을 위한 제 세력의 적극적인 동참을 촉구한다"면서 "혁통은 대통령 탄핵 사태로 조장된 당의 위기를 극복하고 당의 화합을 이루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 의원은 그러면서 "혁통은 대선을 앞둔 시점에 앞으로 비대위원회 구성 등 당과 제 보수세력을 추스르기 위한 로드맵을 만들어나가는 등 책임 있는 보수의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는 이날 회동에서 김무성·유승민 의원을 출당하는 방안까지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민 의원은 당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당내에서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그 테두리 안에서 당을 위한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비박계는 비상시국위원회 총회를 연 뒤 발표한 성명에서 "대통령을 바르게 보필하지 못하고, 당을 특정인의 사당으로 만들고, 최순실 등의 국정농단 범죄의 방패막이가 됐던 이들은 스스로 당을 떠나야 한다"며 친박계 주류의 탈당을 요구한 바 있다.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된 이후 비박계가 당내 주도권을 장악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친박계가 일대 반격에 나서면서 양측의 갈등이 봉합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치달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측이 서로 '나가라'고 노골적으로 밝히는 상황에서 향후 비대위 구성 등을 놓고 의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분당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단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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