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선, 노 젓는 2층서도 화포 쐈다"
2014년 복원돼 전남 여수에 전시돼 있는 거북선 모형. 동아일보DB |
3차원(3D) 컴퓨터그래픽 시뮬레이션 기법으로 거북선의 형태를 연구해 온 홍순구 순천향대 디지털애니메이션학과 교수는 최근 ‘임진왜란 거북선의 전·후진 노 젓기와 화포 사용을 위한 방패의 구조’라는 논문에서 “거북선이 적진 속에 파고들어 주변의 왜선을 효과적으로 파괴하려면 2층에서도 화포로 쏴 왜선의 옆구리를 맞혔을 것”이라고 밝혔다. 3층에서만 화포를 쏘면 먼 거리의 왜선은 잘 맞힐 수 있지만 왜선이 근접한 상황에서는 공격이 제한된다는 게 홍 교수의 주장이다.
그동안 거북선은 2층 설이 통설이었으나 3층 설도 새롭게 힘을 얻고 있다.
논문은 또 ‘거북선이 전후좌우로 이동하는 것이 나는 것처럼 빨랐다’는 선조실록의 기사에 따라 후진이 가능한 거북선 내부 모형도 새로 제시했다.
2005년에 멍에와 멍에 사이에 노의 회전축을 위치시키면 전진·후진을 모두 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는데 이 모델은 노 때문에 멍에 사이에 화포를 놓을 수 없기 때문에 2층 화포설이 불가능하다는 게 홍 교수의 주장이다.
하지만 홍 교수는 화포가 멍에와 멍에 사이가 아니라 멍에 바로 위에 있어 노와 겹치는 현상 없이 포를 쏠 수 있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홍 교수는 “멍에 바로 위에 포 구멍이 있었고 바퀴 달린 동거(童車·작은 수레)에 실린 화포를 앞뒤로 움직이며 포를 쐈다”고 말했다. 논문은 ‘조형미디어학’ 논문집 8월호에 실렸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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