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눈물 난다는 말 알겠다" 朴대통령, '칩거' 돌입…특검·탄핵 대비

[the300](종합)靑, 이틀째 수석비서관 회의, '촛불 주시'…총리실과 업무분장·보고방식 등 논의

박소연 기자 l 2016.12.11 18:42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제3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9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위원 간담회에서 "피눈물이 난다는 게 무슨 말인가 했는데 이제 어떤 말인지 알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당시 간담회에서 탄핵 가결 등 상황에 대한 심정을 이 같이 토로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자신은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박 대통령의 기존 입장의 연장선상에서 자신의 억울한 심경을 표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마음이 참담하다, 가슴이 아프다는 표현을 한 것"이라며 "아주 여러 말씀을 한 가운데 한마디였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직무가 정지된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안 통과 사흘째인 11일 관저에 머물면서 별도의 일정 없이 휴식과 독서 등으로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심신의 안정을 취하며 특검 대비 등 향후 행보를 구상하는 '조용한 행보'에 돌입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엔 TV를 통해 청와대 앞 100m까지 진행된 주말 촛불집회 상황과 여론 동향 등을 지켜보고 참모들과 접촉을 통해 관련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의 대통령 신분은 헌재 심판 확정 전까지 유지되는 만큼 경호와 의전이 제공되지만, 당분간은 공개행보를 자제하고 관저에서 특검 수사 대응과 탄핵 심판에 대비 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영하 변호사를 포함해 4명으로 구성된 변호인단이 특검과 헌재 심판을 대비해 법률 검토에 나서고 있으며, 채명성 전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이사를 박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건 대리인으로 선임됐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고 첫 주말 촛불집회가 열린 10일 청와대에 적막감이 감돈다. /사진=뉴스1


한편 청와대는 적막감이 감도는 가운데 이틀째 수석비서관회의를 열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체제의 원활한 보좌를 위한 논의를 이어갔다.


청와대에 따르면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황 권한대행 체제를 효과적으로 보좌하기 위한 방안과 보고 방식 등을 논의했다.


전날에도 한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등 청와대 참모진들이 출근해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하며 탄핵안 이후 촛불 민심을 주시했다. 탄핵안 가결 이후임에도 불구하고 전날엔 서울 80만명·전국 104만명이 결집해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헌재의 탄핵 인용을 촉구했다.


한 비서실장은 전날 강석훈 청와대 경제수석 겸 정책조정수석 직무대리와 정부서울청사를 찾아 황 권한대행에게 비공개로 대통령비서실 업무를 보고하고, 대통령비서실과 국무총리비서실, 국무조정실 간 업무분장 등을 논의했다.


청와대는 권한대행 업무는 대통령비서실이, 기존의 총리 업무는 총리실에서 보좌하되 세부적인 업무조율은 추후 조정을 거칠 방침으로 알려졌다.


또한 황 권한대행이 주재하는 기존의 국무회의에는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 참모진들이 배석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으나 황 권한대행이 청와대의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고건 전 권한대행은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결과만 보고받았으나, 이번에는 임기 말이고 탄핵안 헌재 인용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일각에서는 황 권한대행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청와대는 기본적으로 황 권한대행의 보좌에 집중하면서도 박 대통령의 탄핵안이 기각될 경우에 대비해 박 대통령에게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해 비공식적으로 보고를 병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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