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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중, 못 다한 '명불허전' 이야기(인터뷰)


"정통멜로 연기 하고파"

[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배우 김아중이 로맨스 코미디까지 접수했다. '명불허전'에서 최연경을 연기하며 '장르퀸'임을 또 한 번 입증한 것. 뜨거운 사랑을 받은 드라마가 끝이 난 뒤, 김아중이 못 다한 '명불허전'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tvN 토일드라마 '명불허전'(극본 김은희, 연출 홍종찬) 종방 기념, 김아중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김아중은 "드라마가 끝난 지 얼마 안 됐다. 많은 애정을 받아서 감사하다"며 "'좀 더 잘할걸'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어떤 게 딱 아쉽다기보다는 매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시청자들이 눈치 채지 못하는 작은 것들도 그렇다"고 말했다.

"400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으면서 조선과 현대 시대를 왔다갔다 했어요. 코믹적인 분위기도 있는 작품이었고요. 최연경을 연기하면서 자칫 시청자에게 웃음만 드리고 남는 게 없는 드라마가 될까봐 긴장했어요. 최연경은 의사이기도 해서 이런 부분에서 '작품에서 어떤 주제의식을 보여줄 것인가' 고민하기도 했고요. 코믹한 이야기가 저변에 깔려 있어도 의사로서 하는 이야기는 진지하게 톤을 가져가려고 했어요."

김아중은 극 중 실존 인물 허임과 자신의 캐릭터 최연경을 비교했다. 그러면서 배우로서 최연경을 연기하기 위해 어떤 고민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더 밝혔다.

"아무래도 '명불허전'은 한의학에 정통한 허임이라는 조선시대 실존인물을 구현하는 데에서 시작했어요. 그 대척점에 있는 인물로, 멜로를 만들 수 있는 최연경을 새로 만들었죠. 한의학과 비교해 최연경의 양의학이 극에서 긴장감을 덜 보여줄 것 같아 고민했어요. 그런 부분을 연기로 채우려고 했어요.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실제 병원에 가서 참관하고 일주일에서 열흘 가량 새벽 6시에 병원에 나가 회신을 돌고 컨퍼런스에도 참여했어요. 수술 장면도 하루 7, 8번 보면서 의사와 인터뷰도 많이 했죠."

'싸인'(2011), '펀치'(2014) 등 여러 작품에서 특정 직업군을 연기한 김아중은 "인물 개성과 캐릭터는 대본에 의존을 많이 한다. 실제 그 직업군에 있는 분들의 삶이 어떤지 연기하는 건 양심상 하는 것 같다. 흉내만 내는 건 한계가 있다. 조금 더 진전성 있게 그 캐릭터를 그리고 싶다"며 "법의학자, 검사 등을 연기했을 때도 사전 인터뷰 등 많은 준비를 하고 촬영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명불허전' 최연경은 극 중 흉부외과 의사다. 김아중은 "흉부외과는 위계도 확실하고 분초를 다투는 분야다. 그런 점에서 여자들이 갖는 압박감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실제 그렇다고 듣기도 했다"며 "'이런 모습들이 작품에 반영됐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드라마에서 너무 많은 걸 다룰 수 없기 때문에 이대로도 좋다"고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과 만족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실제 김아중과 최연경은 얼마나 비슷할까. 김아중은 "사람들과 심리적 거리를 두는 모습은 비슷하다. 저도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지 못한다. 시간이 쌓이는 만큼 유대가 깊어지는 성격"이라며 "'명불허전' 스태프들과도 처음엔 그런 심리적 거리감이 있었다. 7, 8회부터 친해졌다"고 밝혔다.

"연기자들은 인물들 간의 거리만큼 가까워져요. 서로 싸우고 경쟁하는 캐릭터면 실제 사이가 나쁘지 않은데도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돼있어요. 김남길과도 초반에서는 후반부와 비교해, 서먹했다기보다는 덜 친한 관계였어요. 후반부에 서로 멜로를 연기하면서 가까워졌어요. 조금씩 서로가 '이런 식으로 연기하는구나', '일하는 스타일이 이렇구나'하면서 이해했던 것 같아요."

김남길은 '명불허전'에서 실존인물 허임을 연기했다. 김아중은 김남길과 시너지를 발휘했던 순간을 밝혔다. "저는 '이 신은 이렇게 해보자' 제안하는 스타일이다. 상대방이 자칫 부담스러워하고 꺼려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김아중은 말문을 열었다.

"김남길 선배 이런 저의 스타일에 열려 있었어요. 신을 같이 재밌게 만들어 가는 걸 좋아했죠. 전 데뷔 13, 14년차이지만 여전히 카메라가 불편하고 울렁증도 있어요. 드라마는 첫 방송을 하기 전까지 긴장상태에 있고 1, 2 ,3회가 잘 뽑히기 전까지는 걱정도 하고요. 반면 김남길 선배는 현장에서 편하고 능숙하게 연기해요."

김남길과의 로맨스 연기에 대해선 "닭살스럽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웃으며 "미니시리즈치고는 멜로가 늦게 붙었다. 그런 만큼 두 사람의 멜로 장면이 확실히 나왔으면 했다"고 말했다.

"멜로 연기에 후회가 없었으면 했어요. 제가 연기를 다 해내지 못할 때 아쉬움이 커요. 멜로가 많이 없었지만, 되도록이면 사랑할 때는 확실하게 사랑하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명불허전'에서 허임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줘야겠다 마음 먹었죠. 12회부터는 허임을 아낌없이 사랑한다고 표현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면 연기에 후회가 없어요."

혈자리 키스신에 대해서도 웃으며 말했다. 김아중은 "키스신 대사들 자체가 워낙 좋았다. 김남길에게 '이거 잘하면 좋겠다. 이 대사 보니까 한의사가 매력적으로 느껴진다'고 말을 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명불허전'은 허임과 최연경이 서울에서 재회하면서 끝이 났다. 김아중은 결말에 만족감을 드러내며 "결말은 작가님, 감독님, 저, 김남길과 함께 상의했다. 그게 최선이었고 의도한 대로 잘 나왔다"며 "다만 얼굴이 심하게 붓게 나왔다"고 웃으며 덧붙였다.

"최연경은 마지막회에서 무료봉사도 하면서 사람을 돌보는 의사가 되죠. 최연경이 조금 변하고 성장했으면 했어요. 허임도 조선으로 돌아가서 최연경을 그리워 하는 느낌이길 바랐죠. 저희들은 '최연경과 허임이 다시 만났을 때 서로 바라보는 눈빛만으로도 그들의 감정이 설명되지 않겠나'라는 이야기를 했어요. 드라마 마지막 신에서 '언제 가세요' 그건 애드리브였어요. 리허설을 할 때 저는 '허임은 잠깐 온 거야'라고 말했고 김남길은 '허임은 결혼하려고 온 거야'라고 말했죠.(웃음) 감독님이 갑자기 그렇게 대사하면서 가라고 했죠. 그래서 그 신이 만들어졌어요."

김아중은 "이 드라마는 작품 자체와 배우들에 대해 안 좋은 평이 없었다. 하지만 어떻게 허술한 점이 없었겠냐"며 "그런데도 많은 분들이 작품을 애정해줘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거듭 말했다. 특히 '명불허전' 홍종찬 감독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김아중은 "홍종찬 감독님은 정말 좋은 사람이다. 좋은 사람이 보여주는 연출력이 있다"고 말했다.

'명불허전'은 열린 결말로 끝이 났다.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시즌2 제작을 바라는 시청자가 많다. 김아중은 "말이 안 되는 건 아니다. 충분히 가능성 있는 결말이었다"며 "이 제작진과 배우들이 함께 시즌2를 만든다면 시즌1보다 분명히 더 재밌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중은 '명불허전'으로 로코퀸이라는 수식어를 더하며, '장르물퀸'이라고 불린다. "장르물퀸이라는 단어는 제게 처음 붙여진 이름이어서 되게 좋았다. 뭔가 선두주자가 된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장르가 있냐고 묻자 정통 로맨스라고 답했다.

"이번에 '명불허전'을 하고 나서 정통멜로 연기를 하고 싶었어요. '명불허전'에서 로맨스를 연기했을 때, 그 전에 로맨스코미디 작품에서 했던 것보다 훨씬 편했어요. 영화 '나의 PS 파트너'는 제가 작품을 끌고 가야 하는 데에 부담감이 있었죠. 이제는 그때보다 좀 더 편한 마음으로 로맨스를 하게 되더라고요. '명불허전'은 로맨스가 전부가 아니라, 극에 로맨스가 있어서 편하게 했던 것 같기도 하고요. 지금껏 장르물, 전문직 캐릭터를 하니까 제 안에 있는 남성성이 커지는 것 같아요.(웃음) 남자들과 기싸움하고 경쟁하는 역할 말고 사랑 이야기를 함께 하는 멜로 작품을 하고 싶어요. 꼭 청초한 여성 캐릭터가 아니더라도요."

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hee0011@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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