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전기 잡아먹는 '한국식 진공청소기' 유럽서 판매 금지

김범주 기자 2017. 9. 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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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입니다. 집안 바닥 청소하는 진공청소기 다들 한 대씩 있으시죠. 그런데 우리나라에 있는 형태의 거의 대부분의 진공청소기가 이번 달부터 유럽에서는 판매가 금지됐습니다. 못 사고 수출도 안 됩니다.

전기를 너무 많이 쓰는 진공청소기는 못 팔게 막아버렸기 때문입니다. 기준이 소비전력이 900와트 넘는 청소기인데 우리나라는 이런 청소기는 없고 기본이 거의 1천200와트이기 때문에 다 걸린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이 와트 수가 커야 전기를 많이 써서 싹싹 속 시원하게 먼지를 빨아들인다는 생각이 있어서 지금 보시는 것처럼 겉에 이 청소기는 전기를 크게 전기를 많이 먹습니다. 1천400와트 이렇게 대문짝만 하게 표시를 하는 경우도 있고, 에너지 등급도 4등급, 5등급이 수두룩합니다. 그래야 팔리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유럽연합 이야기는 청소기가 꼭 이렇게 전기 많이 잡아먹을 필요가 없다, 최신 모터 쓰고 설계 빨아들이게 잘하면 전기 덜 쓰면서도 충분히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생각해보면 자동차도 그렇잖아요. 다 연비가 다른데 좋은 연비로 차 만들 수 있는 게 기술인 거고 가전도 그게 왜 안 되겠습니까.

그런데 굳이 그렇게까지 노력을 해야 되나 이렇게 만들어도 다들 사는데, 이렇게 생각들 하면서 쉽게 쉽게 가는 측면이 있었던 거죠.

유럽에서 원전 덜 돌리고 재생에너지 많이 쓴다. 전기를 만들 때도 환경을 생각하지만 이렇게 쓸 때도 역시 환경을 생각한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그런데 다 좋은데 그렇게 되면 청소기 값이 비싸지지 않겠냐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그런데 장기적으로는 이렇게 에너지 덜 먹는 가전제품이 나오고 팔리는 게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여름만 예를 들어도 최신 에어컨 쓴 집들은 전기료가 전보다 많이 줄었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최신 제품에 인버터라는 부품이 들어가서 전기 먹는 걸 확 줄였거든요.

에어컨 같은 거 한 번 사면 10년 넘게 쓰는 게 보통인데, 그러면 10년 넘게 계속 전기료 아낄 수 있고, 전체 경제적으로도 불필요한 에너지 안 써도 되니까 우리도 유럽연합 같은 방식으로 차차 에너지를 덜 쓰는 가전제품을 쓰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다른 이야기 하나 더 해보겠습니다. 다음 달 초에 열흘짜리 연휴가 생겼습니다. 10월 2일이 임시공휴일이 되면서 그렇게 된 건데 보통 임시공휴일 정할 때 막 일주일 전에, 닷새 전에 발표했었는데 이번에 한 달 전에 발표를 했습니다.

급박하게 해야 해외에 못 나가고 국내서 돈 쓸 거 아니냐 그랬던 건데 이번엔 일찍 알려주면서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어쩔 수 없는 부분이 큰 게 사람들이 같은 값이면 해외 나간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한 여행 회사가 국민 1천 명한테 해외와 국내 중 어떤 여행을 좋아하냐고 물었더니 60%가 해외를 꼽았는데, 이유를 눈여겨볼 만합니다.

해외 나가는 거나 국내 여행하는 거나 돈이 비슷하다. 이게 제일 컸습니다. 이번 열흘 연휴도 그렇겠지만 국내 어디 가려고 해도 방값이니 음식점이니 다 사실 만만찮게 비싸잖아요.

그럴바엔 동남아 같은데 나면 비슷한데, 생각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국내 여행 가려면 뭐가 개선돼야 하냐고 물었더니 역시 "방값을 내려야 한다." 이게 75%로 가장 많았습니다.

결국 종합하면 해외여행보다 국내여행이 더 경제적이어야 열흘 연휴를 만들어도 돈이 외국으로 덜 나가고 국내에서 쓰고 돌 수 있지 않을까 쉴 시간만 더 준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김범주 기자news4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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