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연 원장 "내년 개원 … 전염병에 무너진 '대응 체계' 세워 중심역할 해내겠다"
▲ 조승연 성남시의료원장이 수정구에 위치한 성남시의료원 임시 사무실에서 원장으로서 자신의 역할과 앞으로의 운영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진주의료원 폐업,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무너져버린 우리나라 공공의료에 대한 시민들의 각성이 시작됐고, 새로 설립되는 성남시의료원이 그 대안으로 중심에 서 있습니다."

지난해 5월 취임한 성남시의료원 조승연 초대원장은 성남시의료원이 국내 공공의료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고 자신했다.

2013년 건립을 확정한 성남시의료원은 우여곡절 끝에 내년 4월 준공예정이며 2~3개월 시범운영을 거쳐 내년 7월부터 진료를 개시할 예정이다.


▲성남과는 별다른 인연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성남시의료원 원장에 오게 됐는지

─ 성남은 대학 때 의료봉사 활동을 한 적이 있지만 별다른 인연은 없는 곳이다. 성남시의료원 건립계획이 2013년 확정됐는데 자문위원회에 참여하게 됐다. 당시에는 인천의료원장을 6년간 맡고 있었다. 3선을 할 것인가 고민하다가 성남시의료원에서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지원하게 됐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다고 한다.


▲이재명 성남시장의 성남시의료원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 이재명 시장은 공공병원 짓고 싶어 성남시장이 됐다고 할 정도로 애정이 많다.
예전 1990년대 성남에는 성남병원과 인하대 성남병원이 있었지만 모두 문을 닫아 공공의료 사각지대였다.
시민들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공공병원 건립 운동이 펼쳐졌다. 이 활동에 이 시장이 적극 참여했고 시장 당선 이후 드디어 의료원 건립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 시장도 공공의료에 대해서는 나름 확신을 가지고 있다. 본인의 논리 무장이 철저하고, 가식이 없고 의견 표시도 확실하다. 공공의료에 대한 일치된 생각이 많아서 존경하는 마음도 갖고 있다. 일단 일을 맡겨놓으면 믿는 스타일이다.


▲평소 소신이던 공공의료 강화에 대해

─ 현재 국내 공공의료는 심각한 상황이다. 70년대 건강보험 도입 이후 공공보다는 민간주도로 의료체계가 성장해왔고 공공병원이 전체 병원의 5%정도에 불과하다. 20~30%인 미국과 일본에 비해 기형적인 나라다. 민간병원이 중심이다보니 수익성 추구로 발전해 의료전달체계가 왜곡됐다.
다행히 정권이 바뀌어서 공공의료에 앞날은 조금 밝아졌다. 우선 의료전달체계를 바로잡아야 한다. 지금 국내는 빅5 대형병원에 환자 몰리고 동네의원은 비급여 진료로 연명하고 있다. 이를 바꿔 1차 의료 주치의 개념, 여기서 치료가 어려운 부분은 2·3차 병원으로 후송하는 개념으로 말이다. 문재인 정부 공약도 그렇게 돼 있어 일단 기대감을 갖고 있다. 3차 병원은 교육과 연구에 집중하고 2차병원은 지역거점 공공병원이 맡아야 한다.


▲진주의료원 폐업과 메르스 사태로 공공의료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데

─ 시민 각성의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특히 메르스의 경우 게이트 키퍼가 없어 급속도로 확산됐다. 외국은 주치의 개념으로 전염병 의심시 바로 병원에 격리 입원하지만 국내는 대형병원에 진료 받으러 간다. 실제 삼성병원은 화려한 외관과는 달리 실질적인 역할을 하지 못했다.
전염병의 경우 지역 공공병원이 그 책임을 맡아야 한다. 인천의료원 원장 시절, 의사들과 직원들이 목숨 걸고 메르스를 막아냈다. 시민들이 이래서 공공병원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커지게 된 계기가 됐다. 당시 메르스를 막아낼 수 있었던 것도 이전에 에볼라 의심환자를 의료원에서 치료한 경험 때문이다. 그 경험에 여러 문제점을 미리 대비할 수 있었다.


▲새로 문을 열게 될 성남시의료원만의 특징이 있다면

─ 성남시의료원에는 다른 곳에서는 없는 4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국내 역사상 처음으로 시민이 직접 병원을 건립한 것이다. 둘째, 중앙정부 도움 안 받고 지은 첫 시립병원이다. 운영비 또한 성남시가 부담하고 부채 없는 병원이다. 세번째는 인구밀집 지역에 짓는 첫 시립병원이다. 다른 곳들은 땅값이 싼곳을 찾아 도심 외곽으로 이동하는 것과는 달리 성남은 도심 한가운데에 위치해 접근성이 아주 뛰어나다. 네번째는 설립단계부터 시민·전문가가 직접 운영시스템을 마련했다.
특히 공공병원으로서 불가피한 적자문제도 긍정적이다. 이재명 시장이 매년 100억원 정도는 감당할 수 있다며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
진주의료원 폐업과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국민들이 공공의료의 필요성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다. 성남시의료원이 그 중심에서 제 역할을 해낼 것이다.

/남창섭 기자 csna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