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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뜨는 사내 벤처… 대기업ㆍ창업자 ‘윈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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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뜨는 사내 벤처… 대기업ㆍ창업자 ‘윈윈’

입력
2016.12.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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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닥, 카카오서 독립 후 자회사로

삼성전자, 사내 벤처 20개 독립시켜

‘카닥’은 최근 수입차 차주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자동차 외장수리 온ㆍ오프라인(O2O) 연계 서비스다. 이용자가 자동차의 파손 부위를 사진으로 찍어 올리면 수리 업체의 견적을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닥은 대기업 사내벤처에서 출발했다. 2012년 카카오(당시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근무하던 이준노 카닥 대표가 사내벤처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1위를 한 것이 카닥 창업의 계기가 됐다. 카닥은 지난해 카카오의 투자를 받고 자회사로 편입됐다. 카카오에서 아이디어를 키우고 독립해 성장한 다음 다시 카카오로 들어가며 서로 ‘윈윈’을 만들어 낸 셈이다.

대기업들이 사내벤처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내벤처는 1990년대부터 일부 대기업들이 운영하며 주목 받기 시작했다. 이후 뜸했다가 전 세계적인 스타트업 열풍과 맞물려 유행처럼 다시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이후 총 20개의 사내 벤처를 독립 법인으로 만들었다. 분사한 스타트업들은 가시적 성과도 내고 있다. 진동을 통해 손끝으로 통화할 수 있는 팔찌를 개발한 ‘이놈들연구소’는 지난 9월 목표했던 5만달러(약 6,000만원) 대비 30배 수준인 150만달러를 유치했다. 컴퓨터나 모바일 기기에서 작성한 아이디어를 접착식 메모로 출력해주는 인쇄기기를 만든 C랩 출신 ‘망고슬래브’는 지난달 미국 소비자가전박람회(CES)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LG전자도 류마티스 관절염 측정 기기를 개발한 ‘인핏앤컴퍼니’ 등을 사내벤처로 키워 분사시켰다. 화장품기업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하반기 출범한 스타트업 태스크포스팀을 통해 임산부 전용 화장품과 아웃도어 스포츠용 화장품 브랜드를 키워 온라인에서 출시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10월 스타트업의 특징인 창의성과 혁신성을 결합해 시대의 흐름에 맞는 새 금융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금융권 최초로 사내벤처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처럼 기업들의 사내 벤처가 활성화하고 있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봐도 새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하기보다는 직원들의 창업을 돕는 소규모 투자로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 더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사업과 크게 관련이 없지만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아이디어라면 사내벤처로 키우는 것이 위험 부담이 적다. 또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시도를 장려해 스타트업 특유의 활력 넘치고 발 빠르게 대응하는 문화를 심을 수도 있다. 사내벤처가 독립 법인으로 분사하면 우선적으로 지분 투자를 할 수 있는 권리도 갖는다.

직원 입장에서도 손해 볼 것이 없다. 무엇보다 회사를 다니면서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있어 과감한 도전이 가능하다. 분사 후에도 ‘대기업 출신’이라는 프리미엄을 안고 시작할 수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부분 기업들은 사내벤처로 독립하더라도 원하면 재입사를 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두고 있어 장래도 안정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사내벤처가 지속성을 가지려면 대기업 산하에 있을 때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주고 독립 후에도 꾸준한 지원을 해 줘야 한다”며 “직원들도 분사 전까지 충분히 사업성을 시험해야 실패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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