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1년 남기고 '실효성 발휘' 이목…일부 "동떨어진 사업 포함" 지적도
▲ 14일 연수구 인천대학교 송도캠퍼스에서 열린 '인천형 교육주권 추진계획 발표'에 참석한 유정복 시장이 관련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인천시의 운영 방향을 제시하는 '인천 주권' 시리즈가 민선6기 3년 만에 완성됐다. 기존 현안을 짜깁기한 수준에 불과하다는 비난을 받았던 '유정복 표' 주권 정책이 임기 1년을 앞둔 시점에서 얼마나 실효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시는 교육분야를 끝으로 7개분야 인천 주권 시리즈를 마무리 지었다고 14일 밝혔다.

유 시장은 지난해 취임 2주년 기자설명회에서 향후 시정 운영은 '시민행복 더하기, 인천 주권시대 열기'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교통, 환경 등 각 분야별 주권을 제시하기로 했다.

지난해 8월 교통주권을 시작으로 복지·문화·환경·해양·경제·교육 등 총 7개 분야의 주권을 발표했으며 여기엔 현재 진행중이거나 준비하고 있는 주요 사업 현황 등을 담았다.

시가 주권을 발표할 때마다 지역에선 '속 빈 강정'이라는 여론이 거셌다. 대부분이 새로울 것 없는 '재탕'에 불과했으며 규모가 큰 사업들은 정부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했다.

서울7호선 청라국제도시 연장,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노선) 신설 등이 대표적으로 중앙 정부에 협조를 구하고 있지만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인천 주권 찾기와 거리가 먼 사업들이 포함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이민사박물관의 국립화 사업 등이다.
이민사박물관은 1903년 인천 제물포항을 통해 최초로 해외 이민에 나선 것을 기념하고자 2008년 개관했다. 박물관을 짓기 위해 시 예산은 물론 하와이를 포함한 해외 동포들의 기금 등 총 115억원이 투입됐다.

시는 문화주권 실현의 일환으로 박물관 국립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문화계에선 고개를 젓는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문화계 한 관계자는 "시민과 해외 동포들이 마련한 이민사박물관을 국립화하겠다는 것은 시가 주창하는 가치 재창조와 거리가 멀다"며 "오히려 인천만의 색을 빼는 행위에 불과하다. 몇 푼 아끼자고 인천의 상징성이 깃든 박물관을 국가에 넘기냐"고 질타했다.

일각에선 유 시장이 그간 보여온 행보와 주권의 방향이 모순된다는 반응이다.

복지주권에는 사회복지협의회와의 역할 중복 등의 이유로 시민사회가 반대하는 복지재단 설립이 들어있다. 소통담당관까지 두며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중시하겠다는 시 정책과 엇박자다.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연장에 동의하고 해경본부의 이전을 막지 못한 시장이 과연 환경·해양주권을 논할 자격이 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시 관계자는 "민선6기 출범과 함께 주권을 발표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전반기에는 재정건전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어 어느 정도 마무리 된 후반기에 내놓게 됐다"면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주권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