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상술 논란' 속 커피전문점 '다이어리 마케팅' 경쟁


음료 일정수량 마셔야 '한정판' 증정…다이어리 판매가도 매년 '상승'

[장유미기자] #경기도 용인시에 살고 있는 30대 주부 정모(34세) 씨는 몇 년 전부터 스타벅스에서 판매하는 다이어리를 매년 구입하고 있다. 스타벅스 다이어리의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 데다 속지 구성도 좋아 만족감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도 28일부터 내년 다이어리를 구입할 수 있다는 소식을 네이버 카페에서 접한 정 씨는 이날 친구들과 스타벅스에서 만남을 갖고 음료스티커 모으기에 열중했다. 스타벅스는 크리스마스 음료 3잔을 포함해 두 달 안에 음료스티커 17장을 모은 이들에게 소진 시까지 선착순으로 증정된다.

정 씨는 "주변 지인들을 보면 스타벅스 다이어리가 나올 때마다 친구들과 계획을 세워 스티커 모으기에 열중한다"며 "올해는 핑크색 다이어리가 처음 나온 데다 디자인도 예뻐서 빨리 없어질 것 같아 스티커를 모으기 위해 평소보다 더 자주 스타벅스에 가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커피업계 극성수기인 연말을 앞두고 커피전문점들이 앞 다퉈 다이어리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다. 커피전문점들은 매년 고객들에게 감사의 의미로 다이어리를 제작해 증정품으로 제공했지만 수요가 높아지자 개별 판매도 나서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를 비롯해 투썸플레이스, 커피빈코리아, 할리스커피 등 대표 커피전문점들이 지난 28일부터 다이어리 이벤트를 시작했다. 이들이 선보이는 다이어리는 시즌 음료를 포함해 일정 수량 이상의 음료를 마실 경우 선착순 무료로 증정된다.

스타벅스는 올해 매년 출시했던 블랙·레드 색상의 '위클리(weekly)' 다이어리와 새롭게 출시되는 핑크 색상의 '데일리(Daily)', 엑스트라 라지 사이즈의 민트색 '위클리' 플래너 등 총 4가지를 선보였다. 또 올해는 속지 구성을 기존 240페이지에서 메모 공간을 늘려 304페이지로 늘렸고 '펜'도 추가로 제공한다.

투썸플레이스는 이탈리아산 외피 커버에 붉은색과 회색을 혼용한 디자인이 적용된 다이어리 2종을 준비했다. 또 다이어리 구입 고객에게는 스웨덴 필기구 브랜드 '발로그라프'와 협업해 제작한 에포카 볼펜을 추가로 증정한다.

커피빈코리아는 옥스퍼드 원단의 투톤 컬러 조합이 특징인 다이어리 4종을 출시했다. 블랙, 골든 옐로우 색상의 라지 사이즈 2종과 블랙, 레드 색상의 스몰 사이즈 2종으로 구성됐으며 다이어리 속에는 전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료 음료 교환권'이 들어있다.

할리스커피는 미드나잇 그레이와 샌디그레이 두 가지 컬러로 구성된 다이어리를 선보였다. 이 다이어리 내지에는 쿠폰도 함께 구성돼 있으며 오는 12월 31일까지 전국 매장에서 선착순으로 증정된다.

다이어리 이벤트는 지난 2004년 스타벅스가 먼저 시작한 후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 스타벅스 다이어리가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자 이후 경쟁업체들도 앞 다퉈 제품을 출시했다. 스타벅스 매출은 매년 11~12월마다 다이어리 이벤트 등의 영향으로 다른 달보다 약 20% 가량 더 높다.

일반 고객뿐만 아니라 스타벅스 다이어리를 모으는 마니아층까지 몰리면서 해마다 판매량은 ▲2011년 33만개 ▲2013년 38만개 등으로 급증하고 있다. 올해는 사전 물량을 선보인 후 고객 반응에 따라 추가 생산할 계획으로, 지난해보다 더 많은 물량이 준비될 것으로 보인다. 투썸플레이스, 커피빈코리아, 할리스커피 등은 물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커피전문점들이 연말 특수를 겨냥해 다이어리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지나친 상술'이라는 지적이 해마다 이어지고 있다. 고객들은 스타벅스에서 17잔, 투썸플레이스에서 15잔, 할리스커피에서 7잔의 음료를 마셔야 다이어리를 선착순 무료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타벅스에서 다이어리 지급 기준인 17잔을 숏사이즈로 마실 경우 가장 저렴한 시즌음료(5천100원) 3잔과 오늘의 커피 숏사이즈(3천300원) 14잔을 합한 가격은 총 6만1천500원이 든다. 이는 다이어리를 직접 구입하는 금액(3만2천500원)보다 2만9천원이 더 드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이어리 이벤트는 매출을 늘릴 수 있는 효과가 가장 큰 상품 중 하나"라며 "방문고객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어 연말이 되면 각 업체들이 다이어리 이벤트는 꼭 준비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전문점들이 연말을 맞아 다이어리를 선보이는 것은 '한정판 마케팅'의 일환으로, '한정판 다이어리'를 앞세워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해 매출을 쉽게 늘리려는 의도가 있다"며 "스타벅스 같은 인기 다이어리는 중고 사이트에서 실제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재판매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8일 스타벅스 다이어리가 출시된 직후 몇 시간 지나지 않아 한 중고사이트에서는 기존 가격(3만2천500원)보다 훨씬 비싼 5만5천원에 거래됐다. 또 다른 판매자도 같은 날 택배비를 포함해 증정용으로 제공되는 핑크 다이어리는 6만원, 개별 구매 가능한 블랙 다이어리는 3만원에 직거래로 판매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 제품은 2시간도 채 안돼 판매됐다.

업계 관계자는 "각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다이어리를 통해 브랜드를 각인시키고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 같은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업체들은 연말이 되면 음료 매출도 자연스럽게 늘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이어리를 통한 수익도 확보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자주 방문하는 고객들을 위해 사은행사로 준비했던 이벤트가 어느 순간 매출을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된 느낌"이라며 "최근 다이어리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한정판’을 앞세워 고객들의 방문을 유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상술 논란' 속 커피전문점 '다이어리 마케팅' 경쟁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