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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G19 정상들로부터 '왕따' 당했다"-NYT

메르켈 독일 총리는 상처뿐인 승리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7-07-09 09:52 송고 | 2020-04-07 13:26 최종수정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8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마치고 폐막 성명을 통해 미국 없이도 파리 기후변화 협약을 계속 추진해 나갈 것임을 선언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자초한 ‘고립’을 명확하게 보여준 사건이라고 미국의 뉴욕타임스(NYT)가 평가했다.

G20 정상들은 이날 이틀째 회의를 마치고 폐막성명을 발표했다. 정상들은 공동성명에서 "파리 기후협정에서 미국의 탈퇴 결정을 주목한다"고 적었다.
성명은 그러나 여타 국가 정상들은 이 협정을 ‘되돌릴 수 없는(irreversible)’ 것으로 보며, 온실가스 저감 목표 이행을 강조했다고 적시했다.

공동성명은 또 화석연료 사용에 매달리는 미국의 입장도 반영, "미국은 여타 국가들이 더욱 청정하고 효율적으로 화석연료에 접근하고 또 그것을 사용할 수 있게 돕는 데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기록했다.

NYT는 이는 명백하게 미국이 스스로 '왕따' 당하는 것을 상징하는 성명서이며, 20조 달러에 달하는 청정에너지 시장에서 스스로 발을 뺀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G19은 기후변화 협약, 무역, 이민 등 많은 부문에서 의견 불일치가 있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파리 협약 준수 여부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 주의로 가장 힘들었던 인물은 이번 회담의 주최국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였다.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도 “아무것도 쉬운 것이 없었을 것”이라며 메르켈 총리의 노고를 칭찬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미국과 G19과의 간격을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공동성명이 마련된 것은 메르켈 총리의 승리라고 볼 수 있다. 메르켈 총리는 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반대에도 공동성명을 이끌어 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럼프를 더욱 압박해 파리협정이 준수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공동성명 채택 마지막, 가장 논란이 많았던 것은 미국의 화석연료 사용 용인 여부였다. 메르켈 총리는 “미국은 여타 국가들이 더욱 청정하고 효율적으로 화석연료에 접근하고 또 그것을 사용할 수 있게 돕는 데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는 문장을 집어넣는 것으로 타협점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은 메르켈 총리에게 상처뿐인 영광이다. 당초 G20 정상회담이 메르켈 총리의 고향인 함부르크로 결정됐을 때, 힐러리 클린턴이 미국 대통령에 당선될 줄 알았다. 메르켈 총리는 클린턴과 찰떡궁합을 과시함으로써 그의 4연임 가도에 가속페달을 밟을 생각이었다. 독일 총선은 오는 9월에 열린다.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그의 계획을 모두 흔들어 버렸다.

더욱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트럼프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만남이었다. 모든 언론들이 파리 협약이나 무역 등 정상회담의 주제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트럼프와 푸틴의 정상회담에만 신경을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너무 오래 같이한 나머지 다음 회담으로 예정됐던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와의 만남이 지연됐을 정도다.

결국 이번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왕따를 당했고, 메르켈 총리는 상처뿐인 영광을 안았다고 NYT는 평가했다.


sino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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