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식품산단 8월 첫삽
접근성 좋아 타 지역서 관심
'8900억' 경제 파급효과 기대


인천 미래를 이끌 이색적인 산업단지가 들어선다. 과거 연기 나는 굴뚝을 연상시키는 회색 공장이 아닌 건강하고 맛있는 먹거리가 경쟁력인 산업단지다.

이달 5일 인천시로부터 산업단지계획 승인을 받은 식품산업단지 '아이푸드파크'가 주목받고 있다. 다양한 먹거리로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까지 장악할 채비를 하고 있다.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식품산업단지를 미리 만나보자.


▲우리나라 최초의 프로젝트

인천식품단지개발㈜가 2015년부터 추진해온 식품산업단지 '아이푸드파크'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프로젝트다. 영세 기업들이 한데 모여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자는 것이 취지다.

인천 서구 금곡동 457 일대 26만1000㎡ 규모에 1400억원이 투입되는 '아이푸드파크'는 전국 최초 식품산업단지다. 인천 서구지역 내 중소 식품업체가 공동으로 경쟁력을 고민하자며 시작한 것이다. '아이푸드파크' 내에서는 식품 제조부터 검사, 판매와 함께 연구까지 가능한 여러 시설들이 들어서게 된다. 식품 산업 메카를 꿈꾸고 있다.

'아이푸드파크'는 앞으로 안정적인 식재료 구매부터 제조, 물류분야 등에 대한 원가 절감으로 좋은 품질의 상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또 수출을 위한 글로벌 기지화, 식품 연구개발 센터 운영 등도 진행한다.

'아이푸드파크' 토지 이용계획에 따르면 산업시설용지 60.8%, 지원시설용지 4.8%, 공공시설용지 34.4%다.

이밖에도 공원, 녹지 조성을 통한 테마파크 운영도 고민 중이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먹거리를 제조하는 생산현장을 견학하게 하고 직접 만들어 보게 하는 등 먹거리에 대한 관심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단지 내 건물과 거리 디자인도 누구나 산책하고 싶게 만들 예정이다.

첫 삽을 뜨기도 전이지만 벌써부터 경제파급효과에 대한 기대는 크다. 약 1만6000여명의 고용창출효과와 약 8900억원 규모의 지역 경제 효과가 기대된다는 발표가 나오고 있다.


▲인천을 넘어 수도권 지역 업체 밀집

인천 서구를 중심으로 했던 입주기업 참여는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된 상태다. 서구와 이웃한 김포를 넘어 서울 지역 중소기업들도 속속 입주 의사를 밝힌 상태다. 떡, 김 등 우리 먹거리 부터 소세지, 수산가공품, 양념류, 견과류·초콜릿 등 제과류 등 여러 가지다.

1단계로 진행되는 이번 사업에는 70개 업체가 입주예정인 가운데 48개가 입주를 확정했다. 타 지역 대비 저렴한 조성원가와 경제적 사업 운영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동북아 물류허브를 강조하는 편리한 교통 연계도 한 몫하고 있다. 인근에 인천국제공항과 제2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도시철도 2호선이 들어서 있어 서울은 물론 소비자 접근이 편리하다.

무엇보다 이웃한 공항과 항만은 대 중국과 함께 해외 시장 개척에 유리하다. 이렇다 보니, 대기업들도 비상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 특히 정부가 올해 모든 업체에 적용하기로 한 식품및축산물안전관리인증기준(HACCP)도 식품단지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데 역할을 했다.

관련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수 억원의 예산을 쏟아 부어야 하는데 자금 여력이 없거나, 임대를 통해 사업을 영위해 온 중소기업들에게는 식품 산단 입주가 더 유리한 것이다. 공동으로 인증라인을 구축하며 경제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 완료되는 '아이푸드파크' 입주 기업에 대해서는 인증 적용 기간을 유예해 준 상태다. 이런 높은 인기에 힘입어 인천식품단지개발㈜는 2단계 사업 추진을 위한 발걸음을 서두르고 있다.

'아이푸드파크'는 인천시의 승인으로 올 8월에는 첫 삽을 뜨게 됐다. 2018년 12월 완료될 예정인 만큼 새로운 산단이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낼 날이 멀지 않았다.

/이은경 기자 lotto@incheonilbo.com





이현호 인천식품단지개발㈜ 대표 "영세업체 똘똘 뭉쳐 해외로 뻗어나갈 것"


우리나라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은 식품 클러스터 사업은 한 사람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이현호(70) 인천식품단지개발㈜ 대표이사가 공직생활 37년이라는 시간 동안 쌓아올린 노하우에서다.
그는 2007년 7월 공직생활을 마감한 후 식품 업계에 뛰어들었다. 서구에 우리 먹거리 떡 등을 생산하는 채송화 F&B를 운영하며 영세 식품업계의 애로를 현장에서 직접 느껴야 했다.
"영세 식품업체가 홀로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서구지역 업체들을 중심으로 열악한 환경을 개선해 보자고 시작한 것이 바로 식품단지였습니다.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위생 문제와 해외 수출 판로 확대 등을 공유하면 분명히 좋을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러나 순수 민간개발로 추진되는 이번 사업은 과정이 그리 녹록지 않았다. 인천시나 서구 등 관 주도가 아니다 보니 사업을 신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업체들이 자력으로만 사업을 하다 보니 의심의 눈초리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2015년 사업을 구상해 추진한 이후 드디어 이달 5일 인천시로부터 사업승인을 받는데 성공했습니다. 부지 매입도 사실상 80% 이상 완료된 상태입니다."
내년 말이면 문을 열게 될 식품산업단지 '아이푸드파크'는 그에게 있어 단순히 업체들이 모여 있는 곳이 아니다. 더 큰 꿈을 품고 성장해나가는 터전이다.
"서구에 공무원으로 재직할 당시 시장개척단으로 11년 동안 36개국을 방문했습니다. 국내 시장과 중국을 넘어 지역 식품업계가 진출할 길은 아주 넓습니다. 현재 향후 조성될 식품단지 내 제품들의 수출 확대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고민 중입니다. 외국인 관광객을 단지가 함께 외국인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제품 수출에도 함께 대응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 대표는 중국을 넘어 한류 열풍을 타고 유럽까지 식품산단 제품들이 활약하기를 기원하고 있다. 1단계 사업이 진행 예정이지만 그는 벌써 2단계 사업 구상에 여념이 없다.
"2단계는 1단계보다 확대해 진행할 예정입니다. 1단계에서 대기업들의 입주 문의가 있었던 만큼 2단계에서는 일부 업체들의 입주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또 하나의 자리가 될 수 있도록 진행할 겁니다."


/이은경 기자 lotto@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