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했어 케플러” 행성 2681개 발견한 우주망원경, 연료 떨어져 은퇴

최희진 기자

소행성 탐사선 ‘돈’도 곧 폐기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이 배포한 케플러 우주망원경의 구상도. 나사·EPA연합뉴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이 배포한 케플러 우주망원경의 구상도. 나사·EPA연합뉴스

지난 9년간 외계 행성 2600여개를 찾아낸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의 우주망원경 ‘케플러’가 연료 소진으로 탐사 임무를 마치게 됐다. 소행성 탐사선 ‘돈’도 같은 이유로 폐기 수순에 들어갔다.

나사는 30일 “우리의 첫 번째 행성 사냥 임무를 맡았던 케플러는 태양계 및 그 너머에서 생명체를 찾기 위한 탐험의 길을 닦았다”며 케플러의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나사는 “케플러는 얼마나 많은 행성이 존재하는지 우리에게 보여줬을 뿐 아니라 과학계를 사로잡았던, 전적으로 새로운 연구 영역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2009년 3월7일 발사된 케플러는 9년7개월23일 동안 외계행성 2681개를 찾아냈다. 지난 20여년간 인류가 새로 발견한 행성 4000여개 중 3분의 2가량이 케플러의 실적이다. 케플러가 찾은 행성 중 10여개는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에 존재하는 지구 크기의 암석 행성이다. 특히 ‘케플러-22b’ 행성은 지구보다 크고 해왕성보다 작은 ‘슈퍼지구’급으로, 물의 흔적이 있고 기후가 너무 덥거나 춥지 않아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케플러 개발팀을 이끌었던 전 나사 연구원 윌리엄 보루키는 검고 어두운 우주에서 새로운 행성을 탐지하는 일에 대해 “자동차 전조등을 켜고 160㎞ 앞에 있는 벼룩을 찾는 것과 같다”고 AP통신에 말했다.

당초 케플러의 임무 기한은 2012년 8월이었다. 하지만 케플러가 전송한 데이터의 품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나사는 목표 달성을 위해 기한을 연장했다. 나사는 케플러를 현재의 안전한 궤도에 둔 채 송신기 등 모든 장치를 끌 계획이다.

연료가 바닥을 보이는 소행성 탐사선 돈도 연료가 완전히 소진되면 지구와 송수신이 끊긴다. 2007년 9월 발사된 인류 최초의 소행성 탐사선 돈은 2011년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 베스타를 1년간 탐사했고, 이후 왜소행성 세레스로 이동해 데이터를 지구로 보내고 있다. 나사는 2016년 설계수명이 다한 돈의 기한을 두 차례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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