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명소 금호아트홀, 내년 5월에 문 닫는다

문학수 선임기자

임대 재계약 성사 안돼…‘금호아트홀 연세’로 무대 옮겨, 19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져

‘아름다운 목요일’ 시리즈 등 격조 높은 연주회와 영재 발굴

신진들에겐 ‘고향’ 같은 곳

서울 강북권의 대표적 클래식 연주회장인 금호아트홀이 내년 5월 문을 닫는다. 금호아트홀은 국내 젊은 연주자들에게 ‘고향’ 같은 곳이다.  금호아트홀 제공

서울 강북권의 대표적 클래식 연주회장인 금호아트홀이 내년 5월 문을 닫는다. 금호아트홀은 국내 젊은 연주자들에게 ‘고향’ 같은 곳이다. 금호아트홀 제공

서울 광화문의 클래식 명소인 금호아트홀이 문을 닫는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11일 오후 홈페이지를 통해 “내년 5월부터 광화문에 위치한 금호아트홀을 떠나 ‘금호아트홀 연세’로 활동 무대를 옮긴다”고 공지했다. 완곡한 표현이긴 하지만 광화문 금호아트홀을 폐관한다는 뜻이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폐관 사유에 대해 “현재 금호아트홀이 위치한 해당 건물이 새로운 사용자를 맞이했고, 재계약이 성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의 금호아트홀이 자리한 종로구 새문안길 75번지의 대우건설 빌딩은 도이치자산운용이 소유하고 있다. 해당 건물 3층에 390석 규모의 금호아트홀과 210석 규모의 문호아트홀이 함께 자리해 있다. 금호아트홀은 2000년 개관했고, 문호아트홀은 2005년 타계한 박성용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을 추념하는 의미에서 이듬해 문을 열었다. ‘한국의 메디치’로 불렸던 고인의 호를 따 ‘문호(雯湖)’로 명명했다. 최근 임대 재계약이 성사되지 않으면서 ‘금호’와 ‘문호’가 모두 문을 닫는 상황에 처했다.

금호아트홀은 지난 19년간 서울 강북권의 대표적인 클래식 연주회장으로 자리매김해왔다. 금호영재콘서트를 통해 음악 영재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왔을 뿐 아니라 해외 유명 연주자들의 콘서트도 빈번히 개최해왔다. 특히 매주 목요일 열렸던 ‘아름다운 목요일’ 시리즈는 국내외의 뛰어난 연주자들을 초청해 수준 높은 음악을 들려준 콘서트로 평가받는다. 이 정기 콘서트는 지난 19년간 거의 거르지 않고 진행돼 최근 900회를 넘겼다. 피아니스트 엘리소 비르살라제, 고음악 전문연주자 조르디 사발 같은 세계적 거장들이 이 무대에서 연주했다.

상당수의 국내 젊은 연주자들에게도 광화문 금호아트홀은 일종의 ‘고향’처럼 여겨져왔다. 금호영재콘서트, 금호영아티스트콘서트 등을 통해 수많은 유망주들이 실전 경험을 쌓으며 성장했다. 또한 금호아트홀은 국내 공연장 최초로 ‘상주음악가’ 제도를 시행했다. 피아니스트 김다솔, 바이올리니스트 박혜윤과 조진주,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첼리스트 문태국,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등이 차례로 상주음악가를 지냈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음악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광화문 금호아트홀이 문을 닫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내년 5월1일부터 모든 연주회는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계속한다”고 밝혔다. ‘금호아트홀 연세’는 2015년 서울 연세대 캠퍼스 안에 문을 연 390석 규모의 콘서트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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