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그 여성 병사 68b #6345와의 관계가 항상 극적인 것은 아니다. 보통은 우리도 다른 커플들과 다를 것 없다.

평소 그녀는 다섯시 쯤 일어난다. 알람을 맞춰놓질 않아서 정확히는 잘 모르겠다. 일어난 다음은 샤워와 양치를 하는 것 같다. 샤워하는 물소리가

안 들려도 내가 일어날 때면 칫솔과 수건이 항상 젖어있기 때문이다. 나는 최소한 6시가 되기 전까지는 일어나지 않는다. 내 근무 시간은 불규칙적이기

때문에 원래 오후 12시가 될때까지 잘 수 있었다. 하지만 크리그 여성 병사 68b #6345는 내가 늦잠자는 걸 좋아하지 않기때문에 한 9시 쯤 되면 

옆구리에 찔리는 듯한 고통과 함께 잠을 깬다. 아마 그녀가 총검으로 살짝 쿡쿡 찌르는 모양이다. 일어나고 나서 직장에 가기 전까지 시간이 남으면

씻기 전에 운동을 조금 한다. 그녀는 내가 운동하는 걸 좋아하는 듯 하다. 어차피 운동은 다 필요하니까. 그 뒤 샤워와 면도를 한 뒤 아침을 먹으러

내려간다. 아침은 통조림 레이션 혹은 계란 두개, 토스트 하나, 과일 하나이다. 아침 먹는 걸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도 먹는다. 그 뒤 난 그녀에게

오늘 계획에 대해 말해주고, 그녀는 날 바라보고 무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나서 그녀는 내게 전투 식량을 건내주고 난 일을 하러 간다.

그녀가 집에서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는 잘 모르겠다. 저번에 중고 폭스바겐을 사서 그녀에게 쓰고싶으면 쓰라고 했지만 그리 많이 몬 것 같진 않다. 그러나 우리 집 주변의 참호와 흉벽들은 놀랍게도 관리가 잘 되어 있는 상태다. 

내가 집에 돌아온 후 45분 뒤 우리는 저녁을 먹는다. 외식하거나 내가 요리하지 않는 한 보통 그녀는 소고기 통조림과 감자 요리를 포함한 저녁을 준비한다. 저녁을 먹은 후 나는 내가 오늘을 어떻게 보냈는지 이야기 한다. 무표정과 고개 끄덕임을 받으며 말이다. 그녀가 오늘을 어떻게 보냈는지 물어보면, 그냥 무표정으로 날 바라볼 뿐이다. 그 뒤로는 보통 TV를 본다. 그녀는 옛날 전쟁 영화를 좋아하는 모양이다.

당연히, 외출할 때도 있다. 다른 커플들과 시간을 보낼 때도 있고. 그리고 가끔은 내 친구들과 놀고 또 가끔 그녀는 요청서를 내 책상 위에 올려놓는다.

내가 얼마나 일찍 일어나건 간에 나는 항상 그녀보다 더 빨리 침대에 들어가 있는다. 침대에서 내가 한시간 정도 책을 읽을 동안 그녀는 집을 순찰하는

것 같다. 그 후론 그녀도 침실로 온다.

그렇게 흥미로운 일은 없지만 인생이란 건 아마 가끔 흥미로움이 끼어있는 일상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