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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시라이프

연말 송년회에 가장 많이 연주되는 교향곡 9번 ‘합창’의 작곡자인 베토벤. 최근 그가 앓은 난청이 특유의 음악세계를 형성하게 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1770~1827)은 가장 영향력 있는 클래식 음악 작곡가 중의 한 명이지만 모두가 알고 있듯이 생의 후반부에 귀머거리로 살아야 했다. 

연구자들은 베토벤의 청각문제가 진행 중이었다고 알려진 시기의 음악을 연구했는데, 난청이 진행될 당시에 작곡된 곡들에는 점차 고음부가 적어지다가 완전히 청각을 잃었을 때는 다시 고음이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대학(University of Amsterdam) 연구팀에 의해 시행된 이 연구 분석은 ‘BMJ(British Medical Journal)’ 크리스마스 편에 실렸다.

연구팀은 베토벤의 음악 스타일이 그의 청각 손실의 진행과 상응함을 발견하고 바이올린 현악 4중주에 쓰인 음들을 분석했는데, 제1 바이올린이 연주하는 음 중 1568헤르츠(Hz)이상의 음표와 다른 음표와의 비율을 계산하여 분석한 결과이다. 

베토벤베토벤

그의 음악은 1778년~1800년, 1805년~1806년, 1810년~1811년, 1824년~1826년의 4개 시기로 구분된다. 베토벤은 1801년 의사에게 보낸 편지에서 처음으로 청력문제에 대해 언급했으며, 1818년에는 노트에 글을 써서 의사소통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825년에 청각을 상실한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의사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청각문제를 처음 언급했을 때인 1801년의 작품인 작품번호 18번, 베토벤의 초기 현악 4중주는 약 8%의 고음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805년경 베토벤이 청각에 문제가 있다고 말한 시기에 쓰여진 작품번호 59번은 약 5%고음부를 포함하고 있다.
 
난청이 악화된 1809년과 1810년에 쓰여진 작품번호 74번과 95번 4중주는 고음부가 2%도 채 안 되는데, 이 때는 베토벤이 웅웅거리는 소리 때문에 귀에 면 털실을 사용했다고 말한 시기였다. 웅웅거리는 소리들이 더 커진 후 베토벤은 나팔형 보청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1825년 베토벤은 자신이 작곡한 9번 교향곡 합창을 들을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이 시기에는 작품번호 127번에서 135번까지의 현악 4중주를 작곡했다. 그리고 이때 고음부의 비중이 4%정도로 다시 증가했다.
 
연구를 이끈 암스테르담 대학 에도아르도 사쎈티(Edoardo Saccenti)박사는 저널에서 “청각손실이 진행됨에 따라 연주를 더 잘 들을 수 있는 중, 저음이 빈번히 사용되는데, 이는 자신이 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능력, 즉 베토벤의 경우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청각 피드백 회로(auditory feedback loop)와 관련있다. 또한 실제로 연주하는 음악을 들을 수 없게 됐을 때 그는 내이(內耳)에 완전히 의지하게 되는데, 그의 곡들은 내이의 음악세계와 이전의 작곡 경험들을 반영하게 된다”고 말했다.
 
미국 마이애미 대학교(University of Miami) 청각연구소장인 토마스 밸커니(Thomas Balkany)박사는 텔레그래프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분석은 흥미롭긴 하지만 매우 사변적이며, 청력손실의 정도와 빈도를 결정하는 공식적인 테스트 방법은 없다”며 “하지만 가장 흥미로운 사실은 베토벤의 가장 아름다운 음악의 일부는 그에게 청력이 없을 때 작곡되었다는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영국 텔레그래프(Telegraph), 미국 헬스데이(Healthday) 등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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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의학전문기자 |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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