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시카리우스의 모습을 소린과 비교하면 흡사한 면이 꽤 있어요. 

고집은 뭐 말할 것도 없죠. 1차 담노스 전은 울마가 '현재 딱 하나 살아남은 도시'인 켈렌포트를 구하겠다고 이미 행성 전역을 네크론이 집어먹은 상황에서 돌입한거였고, 담노스 전에서 패배 후 2차 담노스 전이 개시되기 전까진 단 한번 웃지도 않은 채 훈련을 거듭하느라 바빴다죠. 

한번 결정하면 남들이 괜찮은 조언 해줘도 말 안들어먹는게 소린이랑 매우 비슷. 

그럼 전투력 면은 어떨까요. 소린도 말은 안들어먹는데 전투력은 꽤 쓸만했죠. 시카리우스의 역사를 되짚어봅시다. 

시카리우스는 본래 4중대랑 1중대에서 '컴퍼니 챔피언'을 역임했죠. 우리 모두 알다시피 컴퍼니 챔피언은 그 중대에서 제일 칼질 잘하는 애가 맡죠. 

이후 캡틴에 올라서 '어썰트 온 블랙리치' 당시에는 2중대 전체 + 1중대 지원부대 약간(대략 120명 내외겠죠) 가 오크 1만명이랑 붙었고, 마지막엔 볼터 탄이 떨어져서 체인소드랑 컴뱃 나이프로 붙었음에도 전사자가 터미 한마리, 마린 12명이었다고 하죠.

그 외에도 기타 메두사 몰락, 자이스트 켐페인, 므'카르 리턴 당시에도 시카리우스는 전두 지휘를 맡으며 싸웠었죠.

그럼 울마 2개 중대에서 가장 검을 잘 쓰고, 수많은 대규모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었으며, 뛰어난 지휘관이라 맵 전체 아군의 LD를 10으로 만들어주고, 말그대로 '현장에서 굴러 영웅된 놈'이란 뜻인 Battle-forged Hero 란 룰을 가지고 있는 애가 단순한 무능 꼰대일까요? 

다만 담노스 소설에서 묘사된 시카리우스의 모습은 상당히 꼰대스러움이 사실인데 완전히 이해가 안가는 바는 아닙니다.

마린이 그렇게 좋아하는 가치인 '명예를 중요시하고, 어떤 적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전장에서 용맹하게 싸우는' 에 '융통성이 없는'을 더해서 모두 문자 그대로 처넣으면 시카리우스 같은 캐릭터가 나오죠.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시카리우스는 소설판 소린 같은 캐릭터라고 줄여서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잘 싸우고, 리더쉽이 있어서 부하들에게서 나름 신뢰를 받으며, 근데 고집 더럽게 쎄서 좀 짱나는 성격인데, 간달프 같은 칼가가 잘 써먹고 있는거죠. 

시카리우스의 진짜 문제는 담노스 1차전 빼고는(그것도 다른 마린 챕터 삽질에 비하면 꽤 적은 손실이었지만) 큰 패배도 없었다는 영웅 새키가 보드게임에서 룰이 더럽게 구려서 아무리 애정을 가지고 써주려고 노력해도 답이 안보인다는거죠. 

3줄요약 

1. 시카리우스는 설정상 그 정도까지 노답캐는 아님, 그냥 소린 같은 애일 뿐 

2. 간달프 칼가님 만세

3. 근데 시카리우스는 보드게임에서 노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