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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계 자금 8월 이후 11조 이탈

입력 : 
2011-12-04 17:35:25
수정 : 
2011-12-04 17:3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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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축소·주식 차익실현 영향
지난달 영국계만 1조6000억 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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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계 자금이 지난 8월 이후 한국 주식과 채권 시장에서 약 11조원을 회수해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 원화값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영국계를 중심으로 유럽계 자금이 다시 대규모로 이탈했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럽계 자금은 △8월 4조7672억원 △9월 2조9293억원 △10월 5930억원 △11월 2조6584억원 빠져나갔다.

주식시장에서 순매도 규모는 10월 3757억원까지 줄었으나 11월에는 2조4861억원으로 다시 증가하며 큰 충격을 줬다.

9~10월 순매수 기조를 유지했던 영국 스위스 독일 자금이 11월 들어 순매도로 돌아섰다.

특히 영국계 자금은 지난달 1조6334억원 빠져나가 유럽 자금의 매도세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 독일 자금은 각각 6798억원, 1998억원 이탈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유럽계 자금이 대거 이탈한 것은 유럽 소재 투자은행들이 차익 실현과 리스크 축소를 위한 매도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프랑스와 케이맨제도 자금은 지난해 말에 비해 보유액이 절반으로 줄었다.

케이맨제도는 조세피난처 중 가장 활발하게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해왔던 국가다. 이곳을 통해 들어온 자금은 지난해 말 9조2406억원이었으나 11월 말에는 5조3642억원으로 41.9% 감소했다.

지난달에는 중국계 자금이 한국 주식시장에 본격 투자한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이 불안했던 지난 8월에도 1876억원을 순매수했던 중국계 자금은 지난달 1601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제까지 중국계 자금이 주식시장에서 가장 크게 매도했던 때는 지난 4월(-955억원)이었다.

채권시장은 유럽계 자금의 매도 공세에도 신흥국이 꿋꿋이 매수에 나서며 1월(-4417억원)과 9월(-25억원)을 제외하고는 순유입 기조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11월에는 3369억원 순유출로 방향이 바뀌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월평균 3505억원씩 한국 채권을 매수하던 중국계 자금은 지난달 규모를 3분의 1 수준인 1221억원으로 줄였다.

이달 들어서는 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있지만 유럽 상황에 따라 하루아침에 방향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불안감이 여전하다.

이달 외국인이 보유한 국채가 대규모로 만기가 돌아오는 점이 '태풍의 눈'으로 도사리고 있다. 오는 10일 만기가 도래하는 국고채 3년물 8-6호가 관건이다.

채권 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만기가 도래하는 7조7000억원 규모 국채 중 40%에 해당하는 3조3000억원을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다. 프랭클린템플턴 등 일부 외국계 큰손들이 대부분 물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대규모로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프랭클린템플턴 고위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 대한 신뢰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윤여삼 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국채 만기 상환분에 대한 재투자가 없을 것이라는 염려가 컸지만 최근 시장이 안정을 찾으며 다시 투자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카자흐스탄 자금이 7억달러 안팎을 채권에 투자한 것은 긍정적 신호가 됐다.

윤 연구원은 "중앙아시아에 이어 동남아 주요 중앙은행들이 다시 한국 채권 보유를 늘린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박혁수 현대증권 채권전략팀장은 "12월 대규모 만기 도래 물량에 대한 차환 여부가 시장 안정에 관건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외국인이 원화 채권을 팔고 나갈 정도로 투자 매력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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