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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시까지 덮친 가상화폐 광풍…사명만 바꿔도 주가 폭등

등록 2017.12.20 11:5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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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시까지 덮친 가상화폐 광풍…사명만 바꿔도 주가 폭등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가상화폐 광풍이 미국 주식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상화폐와 연관된 사명으로 전환한 기업의 주가가 특별한 이유 없이 2700%나 오르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주식 거래를 중단하는 등 이상 과열 현상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19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SEC는 12월 들어서만 주가가 2700% 이상 급등한 가상화폐 관련업체 '크립토 컴퍼니(Crypyo Company)'의 주식 거래를 이날 일시 중단했다. 거래 정지 기간은 내년 1월3일까지다.

SEC는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정보의 정확성과 타당성에 대한 의문이 있다"며 "지난 11월 주가 조작에 대한 의문도 있다"고 설명했다.

크립토는 디지털 자산의 자문과 투자·거래 서비스를 주된 활동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 3월 설립된 이 업체는 6월 피트니스 관련 웹사이트인 '크로에(Croe)'를 인수하면서 상장됐다.

크로에가 가상화폐를 뜻하는 '크립토'로 이름을 바꾸면서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12월 들어서만 주가가 2700% 올라 기업 가치가 11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처럼 미국 주식 시장에서는 최근 가상화폐나 블록체인과 관련돼 있다는 소문 만으로 기업 주가가 폭등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핀테크 기업 롱핀(Longfin)은 지난 18일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소액대출업체 '지두닷컴(Ziddu.com)' 인수를 발표한 뒤 주가가 2500% 넘게 뛰었다. 롱핀의 최고경영자(CEO)조차 "현재의 시가총액은 공정하지 않다"고 말할 정도의 이상 급등 현상이었다.

과일주스 업체였던 '퓨처 핀테크(Future FinTech)'는 이날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200% 이상 급등했다. 이 회사가 기술금융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지난 6월 '스카이 피플 프룻 주스(SkyPeople Fruit Juice)'에서 퓨처 핀테크로 사명을 바꿨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회사가 블록체인이나 비트코인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어떤 기술에 대한 환상 만으로 기업 주가가 급변동하는 현상이 1990년대 말 '닷컴 버블'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브라이언 켈리 BK캐피탈 매니지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난 7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광풍을 1990~2000년대의 '닷컴버블'에 비유했다. 켈리는 "솔직히 말하면 비트코인은 '펫츠닷컴(Pets.com)'과 같다"며 "비트코인이 성공할지는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펫츠닷컴은 1990년대 닷컴 버블의 상징 중 하나다. 1998년 설립된 이 회사는 닷컴 열풍을 타고 수퍼볼 광고 등을 통해 유명세를 떨치면서 2000년 2월 시가총액 1억 달러를 넘겼지만 8개월 뒤 폐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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