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파리의 IT 이야기

요즘 지하철에서 신문 읽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대부분 휴대전화를 들고 뭔가를 하고 있죠. 우리나라뿐만이 아니고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특히 2007년 아이폰, 2010년 아이패드 등장 후 뉴스 소비 행태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미국 퓨리서치센터가 최근 ‘뉴스 소비 동향: 1991~ 2012’란 보고서를 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뉴스 소비 행태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분석한 보고서입니다. 그 내용을 간단히 소개합니다.

뉴스 읽기를 좋아한다는 미국인의 비중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컴퓨터·스마트폰·태블릿 등 디지털 기기가 확산되면서 신문이나 잡지를 종이로 읽는 사람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신문 구독률은 2002년 41%였다가 10년 후인 2012년에는 23%로 거의 반 토막이 났습니다. 잡지나 책 구독률은 상대적으로 하락 폭이 작습니다.

신문·잡지 등 전통 매체 중에는 디지털로 전환해 영향력을 유지하는 곳도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 선두 주자로 뉴욕타임스를 꼽을 수 있습니다. 디지털 독자 비중 55%, 종이 독자 비중 41%. USA투데이는 종이 독자와 디지털 독자 비중이 각각 48%로 같습니다.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비즈니스위크’, 경제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아직 종이 독자가 더 많습니다. 종이 독자 비율이 54~55%쯤 됩니다.

디지털 뉴스를 읽는 행태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조사 결과 ‘어제 모바일 기기로 뉴스를 읽었다’는 사람이 17%나 됐다고 합니다. 스마트폰 사용자 중에서는 이 비율이 31%로 훨씬 높게 나왔습니다. 페이스북·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가 뉴스 플랫폼으로 뜨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어제 기사나 기사 제목을 소셜 네트워크에서 봤다’는 응답자 비율이 2010년 19%에서 2012년 36%로 뛰었습니다.
2013년 디지털 미디어 혁명 급물살 타나 “값싼 태블릿 보급…‘뉴스=공짜’ 인식 넘어야”
전반적으로는 신문·잡지·텔레비전 등 전통 매체를 통해 뉴스를 접하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전통 매체만으로 뉴스를 접한다’ 33%, ‘오직 디지털 플랫폼에서 뉴스를 접한다’ 12%. 그러나 모든 연령대에서 디지털 비중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40대는 뉴스 창구로 전통 매체만 고집한다는 응답자 비중이 최근 2년 새 40%에서 24%로 떨어진 반면 오직 디지털로 뉴스를 접한다는 비중은 8%에서 13%로 올랐습니다.

보고서 내용 중 일부만 간추렸습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상황이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미국은 2010년 애플이 아이패드를 내놓은 이후 태블릿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반면 한국에서는 태블릿이 서서히 보급되고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이런 점을 감안해도 모바일 기기와 소셜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뉴스 소비 행태가 종이에서 디지털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다를 게 없습니다.

2013년 새해에는 태블릿이 급속히 보급되면서 미디어 환경이 급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12년에 구글이 아수스와 함께 199달러짜리 넥서스7을 내놓자 애플이 300달러대 아이패드 미니를 내놓았죠. 새해에는 에이서가 99달러짜리 태블릿을 내놓을 것이라고 합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이 떨어지고 성능이 좋아지면 태블릿 수요가 폭발하면서 디지털 독자가 급증할 수 있습니다.

이 대목에서 함께 생각해야 할 게 있습니다. 언론사들이 뉴스 콘텐츠를 팔아 돈을 벌지 못하는 현재 양상이 극히 비정상이라는 점입니다. ‘뉴스는 공짜’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고 광고만으로는 기자 인건비도 건지기 어려운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자칫 부실 콘텐츠가 범람해 생산자와 소비자(독자) 모두가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과연 누가 해법을 제시할지…. 퓨리서치센터의 보고서를 읽으면서 이 문제를 골똘히 생각했습니다.



김광현 한국경제 IT 전문기자 khkim@hankyung.com
블로그 ‘광파리의 글로벌 IT 이야기’운영자·트위터 @kwang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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