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인

김성호 교수 “노벨상 욕심없이 연구 계속”

노벨상에 대한 욕심은 전혀 없지만 연구를 계속해 업적을 쌓다 보면 좋은 일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

‘구조생물학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자’로 통하는 미국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김성호(69) 교수가 16일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초청으로 대구를 찾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노벨상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이 처럼 표현했다.



그는 “과학기술은 세대가 흐르면서 쌓이고 이뤄지는 것인데 나는 (4-5세대에 속하는) 외국의 과학자와 달리 아직 1세대에 속한다”며 “아직은 생명체에 대한 기초개념 연구와 이를 바탕으로 한 신약 개발에 연구력을 집중하며 성과를 쌓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자들이 쌓은 여러 가지 업적에서 매년 1개를 골라 상을 주는 노벨상을 타겠다는 욕심은 (부적절한 표현일 수도 있지만) 라스베이거스에서 한 판에 10억달러를 따겠다고 욕심내는 것과 마찬가지이다”며 “상을 타겠다는 욕심이 앞서면 혼란(distraction)이 생기고 행복해 지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또 “한국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이공계 기피현상은 전세계적인 것으로 과학기술이 긴 안목으로 볼 때 국민의 행복과 장래에 기여한다는 점을 국가가 나서 젊은이들에게 확신시켜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교수는 이날 오후 DGIST연구원 등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신약산업의 중요성 등을 설명하면서 설립 초기 단계인 DGIST가 연구 과제 및 방향 설정 등을 잘해 나갈 것을 당부했으며, DGIST가 추진하고 있는 스타과학자 초빙사업에도 협력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초.중.고교 과정을 대구에서 마치고 서울대 화학과를 나와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김교수는 지난 73년 X선 결정구조 분석법으로 전달RNA(tRNA)의 3차원 구조를 밝혀내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88년에는 암을 일으키는 중요 단백질 가운데 하나인 라스(ras)의 3차원 구조를 밝혀냈다.



그는 또 93년에는 세포주기에 관여하는 cdk2 단백질의 입체 구조를 밝혀 ‘구조생물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구조유전체학에서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게 됐을 뿐 아니라 노벨상 수상자 선정 때 마다 꾸준히 수상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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