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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단권력’ 신경숙 표절의혹, 이번엔 파헤쳐지나
[헤럴드경제] 1993년 작품집 ‘풍금이 있던 자리’와 1994년 장편 ‘깊은 슬픔’으로 출발해 ‘엄마를 부탁해’가 세계 36개국에 번역 진출하기에 이르기까지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해온 신경숙은 ‘한국문단 최고권력’으로 지칭되고 있다.

그런 권력자를 향해 시인 겸 소설가 이응준씨가 지난 16일 한 온라인 매체 기고문에서 직격탄을 날렸다. 이씨는 신경숙이 1996년 발표한 단편 ‘전설’의 한 부분이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憂國)의 한 부분을 표절한 것이라는 의혹을 공개 제기하면서 문단은 그야말로 큰 충격에 휩싸였다.

문학평론가 박철화씨는 신 작가가 1999년 발표한 장편 ‘기차는 7시에 떠나네’와 단편 ‘작별 인사’가 마루야마 겐지의 장편 ‘물의 가족’ 등 여러 요소들을 표절한 것이라고 문제 제기했다. 이 씨는 이번 도발적 문제제기가 자연인 신경숙이 아니라 ‘한국 문단 최고의 권력’을 향한 비판임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그는 ”신경숙은 한국문학의 당대사 안에서 처세의 달인인 평론가들로부터 상전처럼 떠받들어지고 있으며, 동인문학상의 종신심사위원을 맡는 등등 요인으로 인해 한국문단 최고의 권력이기도 하다“며 ”(중략) 하루하루가 풍전등화인 한국문학의 본령에 입힌 상처는 그 어떤 뼈아픈 후회보다 더 참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씨의 기고문에 대해 문단 일각에선 호응이 잇따랐다.

강준만 전북대 교수와 함께 ‘문학권력’을 저술한 평론가 권성우씨는 신 씨의 이번 표절 논란이 불거진 뒤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씨에 대해 “이 문제를 제대로, 면밀하게, 정직하게 응시하지 않고는 한국문학이 조금도 나아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문단생활 포기할 각오로 이 글을 발표한 것 같던데, 그가 어려운 입장에 처한다면 기꺼이 그의 편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국문학계의 A(42) 교수는 “문단의 전개와 글 분위기를 볼 때 표절이 명백해 보인다”며 “신 작가가 명백한 진실에 입각해 입장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문인은 페이스북 상에서 “이 글은 어떤 반응도 없이 묻힐 것이다. 그 만큼 한국문학계의 활력이 사라졌다는 뜻”이라고 전망했다. 권성우씨는 “이번 건이 한국문단과 평단의 건강성을 판단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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