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만 오세요"…유통업계, 中 관광객 마케팅 총력전

유통·여행 업계가 '유커(중국인 관광객)' 마케팅 총력전에 나선다. 여름 휴가, 추석 등 대목이 끝난 만큼 급증하는 중국인 고객을 타깃으로 한 대규모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오는 17∼21일 서울 소공동 본점에서 중국인 고객이 선호하는 32개 브랜드 인기 상품으로 구성한 '한류 인기브랜드 상품전'을 연다.


장수현 롯데백화점 본점장은 "관광상권인 본점의 경우 중국인 고객 매출이 매년 2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며 "중국인 고객들이 주요 고객군으로 부상한 만큼 맞춤형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중국인만 오세요"…그들만의 특별한 세일=내국인이 아닌 중국인 고객만을 대상으로 기획전을 여는 것은 유통업계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9층 행사장 면적의 절반에 달하는 737㎡(223평, 영업면적 기준)을 중국인 고객만을 위한 공간으로 꾸몄다.

이 행사장에는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인기 한류 브랜드가 총출동한다. 올 상반기 중국인 매출 1위 브랜드인 MCM은 9층 행사장 내에 단독 매장 형태로 특설매장을 열고 핸드백과 지갑, 키링 등으로 구성된 특별세트 상품을 선보인다.


상반기 중국인 고객 매출 건수가 가장 많았던 패션 브랜드 '스타일난다', 한류스타 김수현을 모델로 한 백팩 브랜드 '쌤소나이트레드' 등도 행사에 참여한다. 이밖에 '모조에스핀', '미샤', '오즈세컨' 등 일부 여성 의류브랜드는 본 매장에서 중국인 대상으로 할인 행사를 연다.

롯데가 이처럼 중국인 마케팅에 주력하는 것은 가파른 매출 성장 때문이다. 올 상반기 중국인들이 은련카드로 결제한 금액은 롯데백화점 본점 전체 매출의 16.5%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9.8% 증가한 것이다.

◇"주고 또 주고"…아파트·자동차 등 파격 경품도 등장=다음달 1∼7일 국경절 기간에는 유통업계가 역대 최대 경품을 쏟아낸다. 롯데백화점은 수천만원대 수입자동차를 경품으로 내걸 예정이다. 롯데면세점은 중국 선양에 있는 롯데캐슬아파트 1가구, 현대차의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ix25 2대를 증정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은 중국인 주요 방문지역에 할인쿠폰과 바우처를 비치하고, 구매 금액에 따른 상품권이나 기념품 제공 물량을 확대하기로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다음달 초까지 서울 본점과 강남점, 인천점, 부산센텀시티점에서 중국인들이 자주 찾는 브랜드 제품을 10~30% 할인하고 30만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에겐 5% 금액의 상품권을 주기로 했다.

여행 업계도 다음달초 국경절을 앞두고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인천국제공항, 명동 등 서울 시내 주요 관광지에서 스탬프 책자를 수령해 지정된 장소에서 도장을 받으면 갯수에 따라 항공권, 화장품 등 경품을 제공한다. 쇼핑, 공연, 전시, 테마파크, 대중교통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쿠폰도 배포한다.

한국의 집밥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서울, 인천, 청주, 대구, 부산, 제주 등 6개 도시 9개 지역에서 중국 은련카드로 쇼핑할 경우 구매액에 따라 기념품도 준다. 공항이 아닌 도심 세금환급 창구에서 쇼핑액 세금 환급, 기념품 증정 등 서비스를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