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접대·뇌물수수' 도넘은 공무원 비리..채찍도 '무용지물' 왜?

윤선영 기자 입력 2011. 8. 5. 13:47 수정 2011. 8. 5.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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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며칠전 지식경제부 공무원들이 산하 기관으로부터 룸살롱에서 업무보고를 받았다는 사실을 접했는데, 계속해서 공무원 비리근절에 대해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척결되지 않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윤선영 기자와 함께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윤선영 기자! 어떻게 된 일 입니까?

<기자>

네, 저축은행으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감사원과 금융감독원 고위직 인사들이 줄줄이 검찰 조사를 받고, 구속된 게 불과 얼마전 일입니다.

그제는 관련해서 검찰조사를 받던 김장호 금감원 부원장보가 한강다리에서 투신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그 뒤 대통령까지 나서서 공무원들의 비리 근절을 외쳤고, 사정 바람이 불면서 공무원 사회가 바짝 얼어 붙었던 건, 시청자 여러분들도 다 아실겁니다.

오죽하면 괜한 오해받을지 모른다면서 점심시간에 밖에 나가지도 않고, 과천 청사 구내 식당으로 공무원들이 몰리면서 구내 식당이 만원사례를 빚는 기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일부 공무원들은 받아 먹을건 다 받아먹고, 챙길건 다 챙긴것으로 드러난 겁니다.

총리실 감찰 결과 정부의 사정 바람이 거셌던 지난 6월, 지경부 방사성폐기물과 공무원 4명과 기계항공시스템과 8명은 "업무보고를 하라"며 경주와 대전에 있는 산하기관 직원들을 과천청사까지 불러냈습니다.

업무보고 시간은 퇴근이 임박한 오후 6시쯤으로 잡히기 일쑤였는데요.

전화 한 통에 과천까지 달려온 산하기관 직원들은 곧바로 술자리로 불려 나가야 했습니다.

이 같은 '이상한' 업무보고는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수 차례 이어졌는데요

결국 지경부는 해당 공무원 12명 전원을 보직해임하고 징계위원회에 중징계를 요구했습니다.

그렇지만 이같은 지경부의 사례는 국토해양부와 비교하면 그래도 낫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토부는 건설과 교통, 해양의 막대한 이권을 좌지우지하고 있어서 항상 접대 유혹이 많은 부처입니다.

저축은행 사태로 한창 시끄러웠던 시기에 주말을 끼고 제주도에서 연찬회를 하다가 물의를 빚고, 국토부 공무원 25명이 관련 협회 직원으로부터 룸살롱 접대를 받는 현장이 포착되는가 하면, 지난 6월 15일에는 한 과장이 3천만원의 뇌물을 받아 구속되기까지 했습니다.

결국 지난 6월 20일 권도엽 국토부 장관은 금품이나 향응 수수로 징계를 받으면 승진에서 제외하는 등 내부 암행 감찰을 강화하는 방안을 내놨습니다.

구체적인 행동준칙까지 마련했는데요, 직원들에게 공짜점심과 골프를 금지하고 술자리도 자제하라고 당부하는 한편 특혜논란 소지가 있는 모든 행위를 하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나 장관이 나서서 공짜 점심 먹지 말라는 행동 준칙까지 정하면 뭐하겠습니까.

이 일이 있은 직후인 지난 7월 12일, 산하 기관인 대전지방 국토관리청장이 순금 등 5백만원의 전별금을 받았다가 적발돼서 직위 해제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정말 대통령이 뭐라고 해도 장관이 뭐라고 해도, 받아먹을건 다 받아먹겠다는 자세를 보인 겁니다.

<앵커>

공무원 비리, 약한 처벌 때문인 것 같지도 않습니다. 처벌도 강한데, 공무원들의 부정부패는 도대체 왜 끊이질 않는 건가요?

<기자>

네, 가장 큰 이유는 '다른 사람 다 걸려도 나는 안걸리겠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걸리지만 않으면 된다는 공무원들의 도덕 불감증이 이제는 치유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청렴하게 살아가는 공무원들이 훨씬 많은게 사실이고, 몇몇 공무원 때문에 전체 공무원이 욕먹는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 공직사회에서 각종 비리가 사라지기 위해서는 먼저 공짜 점심 먹지마라, 저녁도 3만원 이하로 먹어라, 이런 어쩌면 비 현실적인 전시 행정이 별 효과가 없다는 걸 인식하는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때만 잠깐이기 때문에 비리 감찰한다고 겁줘서 될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공무원들의 마음 자세가 바뀌어야 하는데요, '나는 안 걸리겠지가' 아니라, '비리를 저지르면 언젠가는 나도 반드시 걸린다'는 이런 정신 자세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 www.SBSCNBC.co.kr)(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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