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유지용수 계획량의 일부만 공급 … 악취민원 유발
▲ 인천시는 청라국제도시를 감싸고 흐르는 공촌천·심곡천에 하천유지용수를 공급하면서, 시의회에 보고한 것과 달리 공촌하수종말처리장에서 나온 처리수 일부를 주민들 몰래 빼돌려 연간 수억여원의 수입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유속이 느려지고, 적조현상·조류가 발생해 하천에서 악취가 진동하면서 집단민원이 수년째 끊이지 않고 있다. 사진은 청라지구를 감싸고 있는 심곡천 모습.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인천시의 주먹구구식 하수행정이 지역기업체의 물의 재이용을 방해하고 있다.

더욱이 인천시는 지난달 29일 본보 취재팀에 "법률상 처리수만 공업용수로 사용할 수 있다. 법률조문 자체에 재이용수는 언급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언론에 문제화되자 3일 해명자료를 내고 "하수처리수 공급·사용이 가능한지를 검토 후 상호 협의하여 협약서를 체결해, 현재 9개 수요처에 공급하고 있다"고 변명했다.

하지만 이들 9개업체들은 시설비 46억원~120억원에 달하는 재처리시설을 보유하거나 공동사용 하고 있다. 웬만한 기업은 엄두도 낼 수 없다.

특히 공공하수처리장을 거친 재처리수를 해사세척수로 억지로 사용하고 있는 인천 기업들은 "아시다시피 해사세척수는 하수종말처리장의 방류수면 충분한데도 인천시 하수과의 강요로 할 수 없이 재처리수를 쓰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기업들은 "법률이 바뀐 것도 알고 부당한 것도 알지만, 시의 환경직 공무원들이 다른 환경항목으로 갑질 할까 두려워 행정소송 등을 할 엄두도 못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이와함께 시는 청라국제도시를 감싸고 흐르는 공촌천·심곡천에 하천유지용수를 공급하면서, 시의회와 주민들에게 보고한 것과는 달리 공촌하수종말처리장에서 나온 처리수 하루 1만1500t의 25%(3000t)를 주민들 몰래 빼돌려 수입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시와 LH는 당초 이러한 시설들을 가동, 공촌천·심곡천에 각각 하루 1만7000t씩(합 3만4000t), 커넬웨이에 하루 5000t을 공급하는 것으로 계획해 청라주민들에게 홍보했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은 실행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공촌천·심곡천·커넬웨이에 공급되는 하천유지용수(공촌하수종말처리장에서 공급)는 주민과 약속한 유량(하루 3만9000t)의 21% 수준인 하천 합계 1일 8500t(환경부백서 2015년 연간 313만8000t)만 공급되고 있다.

시는 공촌하수종말처리장에서 나온 하루 3000t(환경부백서 2015년 연간 104만1000t)의 재처리수를 인근에 소재한 지역 유력기업인 A사 등에 재처리수로 판매, 연간 3억여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방류수의 경우 물값을 받지 않으나, 재처리수는 t당 320원씩의 처리비용을 받음).

이때문에 청라국제도시를 감싸고 흐르는 공촌천·심곡천은 적정량의 하천유지용수가 공급되지 않으면서 유속이 느려지고, 각종 적조현상과 조류가 발생해 하천에서 악취가 진동해 왔다. 청라지역 주민들의 집단민원도 수년째 끊이지 않고 있다.

LH는 심곡천의 악취제거를 위해 준설토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으로는 미흡하다. 하천바닥의 침전물질을 제거하더라도 하천용수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다면, 유속이 느려지면서 재차 각종 오염물질이 쌓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천시 서구의회는 지난 2017년 6월22일 구정질의를 통해 공촌천과 심곡천의 악취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김신호 기자 kknew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