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분신' 아파트서 입주민이 경비원 폭행

디지털뉴스팀 기자

입주민의 지속적인 언어폭력에 시달린 경비원이 항의 분신해 숨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ㄱ아파트에서 이번에는 경비원이 입주민에게 폭행당해 코뼈가 내려앉았다. 경비원을 폭행한 주민과 가족이 거듭 사과해 합의는 했지만, 경찰은 사실 관계를 확인해 절차에 따라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11일 서울 강남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40분쯤 입주민 모씨가 이 아파트 정문을 지키고 있던 경비원 이모(56)씨를 아파트 상가 근처로 불러낸 뒤 “왜 자신을 쳐다보느냐”며 따져물었다. 경비원 이씨가 “쳐다본 적이 없다”고 대답하자 입주민은 곧장 주먹을 휘두르고 발길질을 했다.

다른 주민들이 만류하고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신고하면서 폭행은 중단됐다. 하지만 이씨는 이미 코뼈가 골절된 상태로, 인근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이씨는 경찰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입주민과 그의 가족이 거듭 사과해 합의는 했지만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를 출석요구해 사실 관계를 확인한 뒤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울일반노조 관계자는 “분신 사건 이후 경비원에 대한 비인격적 대우가 재발하지 않도록 요구해 왔는데 이 아파트에서 또다시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이번 사건을 좌시하지 않고 공식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아파트 경비원 이모씨(53)가 10월 분신자살을 시도해 지난달 7일 숨진 이 아파트는 같은 달 19~20일 경비원 등 용역노동자 106명에 대해 전원 해고예고를 통보한 바 있다. 경비원들은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했는데 약 71%의 찬성으로 파업을 잠정 결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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