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 33 : 43… 野계파갈등의 민낯 드러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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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聯 원내대표 우윤근 선출]새 원내사령탑, 순탄치 않을 앞길

꽃다발 든 우윤근 “黨 화합과 소통에 최우선” 9일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로 선출된 우윤근 의원(왼쪽)이 꽃다발을 안은 채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우 신임 원내대표,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이종걸 이목희 원내대표 후보.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꽃다발 든 우윤근 “黨 화합과 소통에 최우선” 9일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로 선출된 우윤근 의원(왼쪽)이 꽃다발을 안은 채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우 신임 원내대표,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이종걸 이목희 원내대표 후보.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9일 우윤근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한 새정치민주연합의 원내대표 경선 결과는 당이 계파별로 철저히 갈려져 있는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친노(친노무현)’로 분류되는 우 원내대표 당선으로 당내 세력 균형의 추가 친노 쪽으로 한층 더 기울게 되면서 계파 갈등이 수그러들기는 어려워 보인다.

○ 제1과제는 세월호 특별법 추가협상

우 원내대표의 가장 큰 고민은 세월호 특별법 추가협상에서 특별검사 후보군 추천 과정에 유가족 참여를 어떻게 보장할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유가족 참여는 추후 논의’라는 문안을 담은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에 대해 세월호 참사 유가족은 “특검 후보군 추천에 참여를 보장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고, 친노계의 수장인 문재인 의원은 “우리 당이 협상에서 졌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원내대표 경선 1차 투표에서 이목희 의원이 33표를 얻고, 결선투표에서 이목희 의원을 지지했던 33표 중 10표가 이종걸 의원에 옮아간 것은 우 원내대표가 정책위의장으로서 도출한 세월호 특별법 최종 합의안에 불만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목희 의원 등 ‘더좋은미래’ 소속의 초·재선 강경파는 합의안 수용을 반대해왔고, ‘비노(비노무현)’지만 강경파로 분류되는 이종걸 의원은 “세월호 특별법 협상주자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기 때문이다.

세월호 특별법 외에도 우 원내대표가 해결해야 할 현안은 산적해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담뱃세, 주민세 인상에 대해서는 ‘서민증세’ 논란이 불거져 있는 만큼 여당과의 일전이 불가피하다. 세월호 특별법과 연계 처리하기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도 해양경찰 해체 여부를 두고 여야의 시각차가 뚜렷해 진통이 예상된다. 올해부터는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12월 초 예산안이 자동 상정되기 때문에 다음 달 예산국회도 여당과의 일전이 예고된 셈이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이 계파 대결장으로 치달은 만큼 이제는 계파 갈등을 치유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우 원내대표가 합리적인 성품을 지녔다고는 하지만 친노의 지지세를 업고 당선된 만큼 중도·비노계를 아우르고 협력을 이끌어내야 한다. 하지만 비대위 진입에 실패한 중도·비노 진영은 ‘친노 패권주의’ 비판 강도를 더 높일 가능성이 높다. 한 당직자는 “비대위원을 추가해야 한다는 식으로 지도부를 압박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 또다시 입증된 친노의 위력


이날 원내대표 경선에는 전체 의원 130명 가운데 119명이 참여했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와 대리운전기사 폭행 사건에 연루된 김현 의원 등은 불참했다.

1차 투표에서는 중도·비노 단일후보인 이종걸 의원이 43표를 얻어 친노 진영의 우 의원(42표)과 이목희 의원(33표)을 눌렀다. 결선투표에서 우 의원은 64표를 얻었지만 비노계 이종걸 의원도 예상을 뛰어넘는 53표를 얻었다. 친노 진영으로 지나치게 힘이 쏠려서는 안 된다는 의원들의 견제 심리가 강하게 작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선 인물 경쟁구도가 결정적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이종걸 의원이 중도·비노계 단일 후보로 나섰지만 세월호 특별법 후속 조치 등을 안정적으로 이끌 것이란 믿음을 주지 못한 게 패인이란 것이다. 중도파 한 의원은 “이종걸 의원이 대통령과 관련한 막말 논란을 빚었던 데다 상임위원장 시절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친노 견제 심리’를 한껏 자극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손영일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원내대표#우윤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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