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선학빙상장서 스웨덴과 평가전
가슴 한 가운데 한반도기와 굵은 글씨로 코리아(KOREA)가 새겨졌다. 대회 시작과 함께 경기장에 울려 퍼진 '아리랑'에 응원단의 '떼창'이 더해져 남북단일팀 경기를 실감시켰다.

4일 오후 6시, 인천 연수구 인천선학국제빙상장에는 '평창은 평화'를 염원하는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과 세계랭킹 5위인 강호 스웨덴 간의 평가전이 열렸다. ▶관련기사 3·17·18면

이날 평가전에는 남북단일팀 유니폼이 처음 선보였다. 기존 남과 북의 선수 경기복은 파란 상의에 빨간색과 흰색 테두리로 이뤄진 유니폼으로 바뀌었다. 또 가슴에는 한반도기와 코리아가, 등에는 등번호와 영문으로 성을 뺀 이름으로 이뤄졌다.

'우리는 하나', '평창은 평화다', '하나된 우리가 진정한 챔피언' 등 경기장 곳곳에는 남북단일팀 응원 문구로 채워졌다.

동구 주민 장수경(여·45) 씨는 "인천에서 남북단일팀이 경기를 펼치는 역사적 순간을 함께 하게 돼 기쁘다"며 "경기 승패도 좋지만 남과 북이 함께 호흡하며 한 곳을 향해 뛰는 모습에 가슴이 벅차다"는 소감을 밝혔다.

경기장 입장권 2945석의 전석은 입장권 판매 이틀만인 지난달 30일 전좌석이 매진됐다. 경기 시작 1시간30분 전부터 경기장에 입장한 6·15 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 시민응원단 1600여명의 응원 열기에 더해 어렵게 입장권을 구입한 시민들은 한데 어울려 남북단일팀의 선전에 목이 터져라 외쳤다.

안타까운 순간에는 "괜찮아"를, 멋진 경기 모습에는 "우리팀 잘했다"를 번갈아 외치며 단일팀에 힘을 불어넣었다. 경기 시작 전 공개된 22명 출전 선수 중 공격수 3명, 수비수 1명 등 북한 선수 4명이 포함됐다.

1피어리드 스웨덴에 2골을 뒤지는 상황, 단일팀 박종아(9번)가 1-2 만회골을 넣었다. 남북 선수가 부둥켜 기쁨을 만끽할 때, 응원석은 푸른 한반도기가 물결을 이루며 이념이 사라지고 스포츠정신으로 하나된 남북선수가 하나된 모습에 감동했다.

인천 부평구에서 온 김하늬(18·여) 양은 "바라고 기다렸던 남북 통일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안 좋았던 남북관계가 조금 발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남북단일팀 응원을 위해 찾은 레드 엔젤 응원단의 박재현(41)씨는 "당초 300여명의 레드 엔젤이 대회 응원에 나서려 했지만 표를 구할 수 없어 80명 밖에 참여하지 못했다"며 "평창동계올림픽에 남북단일팀 선수의 선전을 기대한다"고 답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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