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11일 기습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1.86% 내린 데 이어 12일 또다시 위안화를 1.62% 평가절하했다. 중국당국의 이틀째 예상치 못한 공격적 조치로 아시아 금융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국내 증시는 급락하고 환율을 1190원대까지 치솟았다.
중국 외환교역센터는 12일 달러·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1.62%(0.1008위안) 올린 6.3306 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 환율을 올리면 위안화의 가치는 그만큼 떨어지게 된다. 강력한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7월 수출지표도 예상보다 부진을 면치 못하는 등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적극적인 개입에 나선 것이다. 그만큼 중국의 경기 침체가 심각한 수준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주말 동안 발표된 중국의 실물경제지표를 보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8.3% 떨어져 시장 예상치인 -1.5%를 크게 밑돌았다.
이베스트 투자증권 정하늘 연구원은 “이번 위안화 절하는 수출경기 부양보다 전반적 경기개선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위안화 약세로 유동성이 해외로 빠져나가면 지급준비율 인하 등 추가 통화정책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특별인출권(SDR) 바스켓에 위안화를 편입시키는 것을 내년 8월로 연기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그건 SDR편입을 위해 억제해 온 평가절하를 단행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SDR은 긴급상황에서 회원국이 IMF로부터 무담보로 외화를 인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하는데, 이때 쓰이는 통화에 위안화가 편입되면 위안화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이 된다. 이 때문에 SDR바스켓 편입은 위안화가 세계 기축통화가 될 수 있는 첫단계로 꼽힌다.
중국당국은 전날 위안화 평가절차 조치가 1회성이라고 강조했지만 이날 추가 절하로 전날 발표는 하루만에 뒤집혔다. 이틀 연속 중국의 급작스러운 행보에 아시아 금융시장은 충격에 빠졌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장중 한때 1190원을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이 1190원대에 진입한 것은 2011년 10월6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와 코스닥도 급락했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2% 가까이 급락하며 1950선이 무너졌고 코스닥은 3.5% 넘게 급락하며 71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아시아 각국 증시도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닛케이지수는 오후2시30분 기준 1.55%, 홍콩 항셍지수도 1.92% 하락하며 오후 들어 낙폭을 더 키웠다.